김재이(Sinarmas World Academy, G11)
우기가 끝나가는 환절기를 맞아 습도가 증가하면서 올해 열대성 질환인 뎅기열 환자가 급증했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뎅기열은 5~7일 잠복기 후에 안구통증, 근육통, 설사, 붉은 반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주로 면역 체계가 약한 어린이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주인도네시아대사관은 지난 2월 28일 뎅기열 확산과 관련해 외출 시, 밝은 색의 긴 옷을 착용하고 모기퇴지제를 사용하며, 발열 및 의심증상 발현 시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신속한 검사와 치료를 받으라는 내용의 안전 공지를 발표했지만 뎅기열에 감염되었다는 동포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모기가 서식하기 쉬운 주택 단지가 아닌 자카르타의 고층 아파트도 안심 지대가 아니다.
뎅기열에 걸려 열흘 넘게 입원한 자카르타 거주자 A씨는 “수영장에 갔다가 물린 것 같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고열과 두통, 오한으로 코로나에 걸렸을 때보다 몇 배나 힘들었다.”고 학생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
인도네시아는 긴급 방역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수십 년 간 뎅기 모기 퇴치를 위해 진행해 온 ‘3M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M 캠페인’은 모기 번식의 주무대가 되는 고인 물 지역을 매립하고 (mengubur), 물을 빼내고(menguras), 덮어버리는(menutup) 활동을 지칭한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2011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 Doctors Without Borders>에서 새로운 뎅기열 퇴치법으로 떠오른 ‘볼바키아 프로젝트(Wolbachia Project)’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가자마다 대학교와 호주 모나시 대학교 세계모기프로그램(World Mosquito Program)의 합동 연구는 2017년 가자마자 대학교의 실험실에서 사육한 볼바키아 모기를 뎅기열 창궐 지역 일부에 방출하는 것으로 결실을 맺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2021년부터 뎅기열 억제를 위해 볼바키아 모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교 열대질병센터의 마흐마드 박사는 “뎅기열 환자가 77% 감소했으며 입원율은 86%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11월, 볼바키아(Wolbachia)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알 2억개를 풀 계획이었던 발리 정부는 관광객이 줄 것을 염려한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지난해 중부 자바 세마랑과 동부 칼리만탄 본탕, 동부 누사가라 쿠팡에 볼바키아 모기를 방생한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올해 서부 자카르타와 서자바 반둥에서도 볼바키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를 여행객에게 모기 기피제와 모기장, 상비약 등을 준비하라고 당부하고 밝은 색의 긴 옷을 착용하라고 권장한다.
뎅기열은 현재까지 상용화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만큼 꾸준한 예방이 필요하다. 집안에 모기가 들어오는 곳을 막고 학교나 회사에서 수시로 모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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