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외국인 엑소더스’…넉달 새 투자금 약 90% 이탈”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 6.3%에 비해서는 둔화된 것이지만 1분기(4.5%)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도 상회했다.

8월 42.7조원 정점에서 12월 5.6조원으로 급감…”경제회복 의지에 대한 의구심 커져”
외국 빠져나가는 자본 유출 규모도 급증…”9월 자본순유출 2016년 이후 최대” 보도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4개월간 중국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의 90% 가까이가 대거 빠져나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홍콩 증시연계 거래 제도의 데이터를 토대로 자체 계산한 결과, 올해 중국 본토 상장 주식에 대한 순수 외국인 투자는 지난 8월 2천350억 위안(약 42조7천3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넉달 만에 87% 급감한 307억 위안(약 5조5천800억원)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투자금 급감은 중국 정부가 침체한 경제성장 회복을 위해 진지한 조처를 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촉발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본 이탈 현상은 중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의 비관적 전망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부동산 개발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촉발된 지난 8월 이후 지속해 중국 주식을 순매도해왔다.

외국인 자본 이탈은 중국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중국 투자펀드 및 국영 금융기관들의 중국 주식 매입 등으로 인해 가속화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중국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 기업과 기관들이 중국 당국의 압력 속에 이같은 움직임을 보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 주식은 최근 몇 주간 글로벌 주식시장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경우 이달 들어 4.7% 상승했지만,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3% 이상 하락했다.

12월 들어 중국의 상장 주식 외국인 순매도액은 260억 위안(약 4조7천20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이 중국 증시에서 대거 자본을 빼는 것은 이달 들어 중국이 온라인 게이머들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실제로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게이머들의 지출과 그들에 대한 보상을 제한하는 규제안을 발표한 직후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는 각각 16%와 25% 급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외국 자본 이탈 현상은 부동산 위기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 미진한 경기부양책, 온라인 게임 규제 등 복잡한 요인으로 얽혀 있으며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신뢰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뿐만 아니라 올해 중국 내에서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자본 유출 규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0월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9월 중국의 자본 순 유출 규모가 전월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750억 달러(약 101조5천억원)를 기록, 2016년 말 이후 가장 많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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