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FAST, 한국 시장에서도 통할까?

FAST TV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이미지

“강점은 무료 시청·표적화 광고…콘텐츠 부족·싼 IPTV는 장벽”

광고를 보는 대신, 인터넷 연결만으로 TV로 콘텐츠를 공짜로 보는 스트리밍, 이른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이미 글로벌 대세다.

세계적인 수요 급증과 함께 광고 수익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16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송영아 미디어광고연구소 연구위원이 ‘애드&미디어 트렌드 리포트’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FAST 시장의 광고 수익은 2022년 60억 달러에서 2028년 18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의 FAST는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SWOT)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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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연구위원은 먼저 강점으로 무료 시청을 꼽았다. 또 과거 TV를 시청했던 전통적 방식인 큰 화면을 통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용자들에게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기기를 사거나 서비스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FAST는 또 가장 편안한 시청 환경, 이른바 ‘린백(lean-back. 상체를 뒤로 젖힘)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 콘텐츠 선택이나 시청 자체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콘텐츠를 감상하는 시간보다 무엇을 볼지 결정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하는 ‘넷플릭스 증후군’이 없다.

아울러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화한 콘텐츠와 채널뿐 아니라 정교하게 표적화된 광고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광고주들에게도 매력적인 광고 매체다. 광고주들은 FAST를 통해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큰 TV 화면에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구독형 VOD(주문형 비디오)와 IPTV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고, OTT 난립으로 이용자들이 ‘구독 피로’를 느끼고 있는 점, 스트리밍 서비스 광고에 대한 호의적 태도의 증가, 스마트TV 보급률 증가 등은 FAST에 성장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약점도 여전히 있다.

광고를 보면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FAST의 장점은 동시에 약점이 되기도 한다. 이용자의 광고 회피 성향은 흔히 상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에 송 연구위원은 FAST의 광고가 대가로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수용할 수 있는 광고의 개수와 빈도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매력적인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대부분의 FAST 채널은 과거에 이미 소개된 적이 있는 콘텐츠를 재방송하고 있다. 과거 흥행했던 콘텐츠를 위주로 편성하다 보니 중복 채널이 많이 생긴다.

이에 더해 국내 시장에서는 IPTV가 FAST의 확산에 강력한 장벽이 될 수 있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유료 방송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싼 구독료 때문이다.

국내 유료 방송 구독료는 월 1만~4만원 선으로 미국에 비하면 1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또 이동통신 3사가 인터넷·모바일과 결합상품으로 IPTV를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로서는 접근이 쉽고 해지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이밖에 국내 OTT 서비스들이 저렴한 월 구독료와 광고 요금제를 출시했거나 할 예정이라 FAST 시장의 성장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송 연구위원은 “FAST 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태도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광고 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며 “삼성TV플러스가 게이밍 허브와 아트 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했듯이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도 발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생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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