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다녀오면서
자카르타로부터 드넓은 자바 벌판을 달리고 있다
우기의 빗방울을 달게 먹은 해거름
하얀 눈을 쌀가루처럼 묻힌
뽀얀 땅거미를 피어 올리는 자바의 봄
들판을 달린다
군데군데, 뜨거운 건기에도 익히지 않은 티크 나무가
연두잎을 드러내고
바왕메라, 파스텔톤 초록잎들이
물먹은 지기를 온 대지에 피어 올리고 있다
아!
내 고향 가는 길
40년 전 조국의 봄은
추억 속을 다녀 온 듯 하고
지금 자바의 봄 들판에
마지막 나의 꿈이 피어오른다
시작 노트:
사계절의 봄은 한국처럼 분명 중위도 지역에서나 느낄 수 있는 계절감이다. 영미권에서는 봄을 “spring”이라 한다. 마치 스프링처럼 새싹이 툭, 오르거나 샘물이 솟구쳐 오른다. 그런 느낌이 봄인 것이다. 시인은 이 계절감을 자바의 들녘에서 느낀다. 그것도 ‘추억 속을 다녀 온 듯’한 고국에서 돌아오는 길에서 봄을 실감한다. “하얀 눈을 쌀가루처럼 묻힌/ 뽀얀 땅거미를 피어 올리는 자바의 봄”에 피어오르는 시인의 꿈을 미리 점쳐본다.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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