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독립영웅 조선인 양칠성 이름 딴 도로 생겨

중부자와 Cakung에 있는 인도네시아 독립영웅 조선인 양칠성 이름 딴 도로 Jalan Komarudin... 하지만 주민들은 도로이름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현지언론은 보도.

전북 완주 출신 양칠성 일본군 포로감시원으로 왔다 인도네시아 독립군 합류…외국인 독립영웅에도 추서돼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조선인 양칠성의 이름을 딴 도로가 생겼다.

10일 인도네시아 트리뷴 뉴스 등에 따르면 서자바주 가룻군(Garut Regency)은 인도네시아 영웅의날을 맞아 가룻군에 기여한 교육자와 영웅 학자 등의 이름을 딴 27개의 새로운 도로명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인도네시아 독립 영웅 양칠성의 이름을 딴 ‘잘란 코마루딘(양칠성)’도 포함됐다. 코마루딘은 양칠성의 인도네시아 이름으로 ‘찬란한 빛’이라는 뜻이다.

가롯군 양칠성 도로 표기 안내문 2023.11.10
가롯군 양칠성 도로 표기 안내문 2023.11.10

새로운 도로명의 공식 표기도 코마루딘 뒤에 양칠성(Yang Chil Sung)이라는 한글 이름을 병기하기로 했다.

가룻군은 양칠성이 소속됐던 팡에란 파팍 유격대(PPP)의 기지가 있던 치피쿵 마을의 한 도로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양칠성은 1919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 1942년 일본군의 연합군 포로 감시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왔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350년간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를 받다 일본에 점령된 상태였다.

1945년 일본이 패전하고 물러나자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재점령하려 했고, 이에 맞서 인도네시아는 4년간 독립전쟁을 벌였다.

이때 양칠성도 인도네시아에 남아 독립군으로 합류, ‘폭탄 전문가’로서 네덜란드군에 대항했다. 하지만 네덜란드군에 잡혀 처형됐다.

여한종 공사의 양칠성 인도네시아 독립운동 영웅인 한국인 이름찾기
여한종 공사의 양칠성 인도네시아 독립운동 영웅인 한국인 이름찾기

인도네시아 정부는 1976년 그를 외국인 독립 영웅으로 추서했고 그의 유해를 가룻 영웅묘지로 이장했다. 이때만 해도 ‘야나카와 시치세이’라는 일본 이름이 사용됐지만 1995년 8월 양칠성이라는 한글 이름으로 바뀌었다.

<왼쪽은 인도네시아 독립 영웅이 된 조선인 군무원 양칠성씨. 1949년 8월10일 네덜란드군 손에 총살당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가운데는 1975년 11월17일 서부 자바의 가룻 독립영웅묘지에 이장되고 있는 양칠성씨와 일본인 2명의 유골함. 오른쪽은 히라하라 모리쓰네라는 일본명을 지닌 조선인 전범 사형수. 어깨 쪽에 ‘조민산’이라는 본명이 영문으로 표기돼 있다. >

인도네시아에서 양칠성에 대해 연구한 역사 연구 재단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Historika Indonesia)의 창립멤버이자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 언론인 헨디 조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018년 히스토리카가 가룻군에 양칠성의 이름을 딴 거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이번에 실현됐다”며 현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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