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9년만에 퇴임 태국 총리 “내가 한 일 다 나라를 위한 것”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9년간의 총리 생활 끝에 집으로 돌아갔다.
1일 타이P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전날 마지막으로 정부 청사로 출근해 내각·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쁘라윳 총리는 청사 내 제단에 공물을 바치고 나서 “나라가 평화롭고 모두가 행복하기를 빌었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취재진과의 오찬 도중 정치를 하면서 가장 마음에 깊이 새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랑, 통합, 이해”라며 “내가 한 일은 모두 나라를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과거 나라에 피해를 준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육군참모총장이던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고, 2019년 총선을 거쳐 총리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5월 총선에 루엄타이쌍찻당(RTSC)의 총리 후보로 나서서 임기 연장을 노렸지만, 당이 36석을 얻는 데 그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9년간 열심히 일하느라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며 퇴임 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기자들에게 화를 낸 후 미안함을 느꼈고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며 취재진에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소셜미디어(SNS) 댓글을 읽지 않으려 노력했다고도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기자회견 도중 불편한 질문 등이 나오면 화를 내는 등 돌출 행동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쁘라윳 총리 외에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 아누퐁 파오친다 내무장관까지 2014년 쿠데타의 핵심으로 꼽히는 3인방이 모두 내각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진보정당 전진당(MFP)이 제1당에 올랐으나, 군부 등 보수 세력의 반대로 집권에 실패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의 프아타이당은 쁘라윳 총리가 속했던 RTSC, 쁘라윗 부총리가 대표인 PPRP 등 친군부 정당들과 공동으로 정부를 구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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