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조수아 / JIKS 11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미국의 아동 문학가 쉘 실버스틴(Shel Silverstein)이 1964년에 쓴 동화로 소년과 나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년을 무척이나 아꼈던 나무는 자신의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게 해주었고, 자신의 기둥으로 그네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소년이 돈이 필요할 땐 사과를 팔아 돈을 마련해주고 집이 필요할 땐 자신의 가지를 주어 집을 만들게 해주었다. 그리고 배가 필요할 때 자신의 기둥을 베어서 배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었다. 자신에게 남은 것이 밑동밖에 없을 때도 나무는 소년이 피곤할 때 편히 쉬게 해주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다. 바로 열대 지방의 상징인 나무 ‘야자수’이다. 야자수는 주로 열대기후나 따뜻한 온대기후인 아열대/난대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여기에 속한 식물만 해도 202속 2,600종이나 된다고 한다.

야자수는 제주도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는 카나리아 야자, 열매껍질에서 섬유를 얻을 수 있는 코코넛 야자, 과육에서 팜유를 얻을 수 있는 기름야자, 한 그루에서 매년 250kg의 열매를 생산하는 대추야자, 열대지방에서 흔히 심는 대왕 야자 등이 있다.

야자수는 목재, 연료, 건축재, 섬유, 녹말, 기름, 술 등에 활용되고 있어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큰 식물이다. 넓고 단단한 잎은 지붕을 만드는 데 쓰이거나 모자, 매트와 같은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야자수 열매의 과즙과 당분은 과자, 과당, 알코올의 원료로 사용되고 야자유를 뽑아 사용하기도 한다.

야자유로는 코코넛유와 팜유가 있는데 코코넛유는 화장품과 음료수의 원료로 사용되며, 팜유는 식용 및 공업용 기름으로 활용되며 마가린, 식용유, 비누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이처럼 야자수는 식용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단단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가구나 주택 바닥재, 지팡이, 인테리어용 목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수많은 종류의 야자수 중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코넛 나무는 야자수의 대표 격 나무이다. 코코넛 나무의 최대 생산지는 필리핀으로, 연간 200만 톤가량을 생산한다. 인도네시아는 생산량 150만 톤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나무는 열대 지방에서 잘 자라고 해안가에서 자라나는 특성이 있어 옛날부터 섬에 낙오된 조난자들의 수분 공급과 식용으로 큰 역할을 했다. 2001년 개봉하여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도 이러한 장면이 등장한다. 무인도에 불시착하게 된 주인공 척 놀래다가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코코넛 열매를 바위에 쳐서 과육과 과즙을 먹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인상 깊게 남아있다.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열대 지역에 사는 우리도 주변 곳곳에서 코코넛 열매를 접할 수 있다. 코코넛 성분이 함유된 음식과 음료를 맛볼 수 있고, 길을 가다 잠시 멈춰 코코넛 주스로 갈증을 달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코넛의 나무줄기는 트럭 좌석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코코넛 열매의 껍질은 비행기 엔진 내부를 청소하는 데 사용되며, 이들을 구워 숯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코코넛 나무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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