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뎅기열 환자 5.5배↑ 인니여행 최다…공항서 무료검사

한국 뎅기열 환자 작년보다 5.5배 증가

감염국가 인도네시아 15명, 베트남 12명, 필리핀 10명, 태국 10명 순
“백신·치료제 없어…의심증상 발견 시 신속히 의료기관 찾아야”

최근 한국민이 여행지로 선호하는 동남아에서 모기 매개 감염병인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면서 한국내 유입 환자도 작년보다 5.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갔다가 뎅기열에 감염돼 들어오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다음 달 1일부터 뎅기열 능동 감시를 13개 공항·항만 검역소로 확대한다.

30일 한국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한국내에 유입된 뎅기열 환자는 모두 55명으로 전년 동기(10명) 대비 5.5배 늘었다.

올해 발생한 환자 55명의 추정 감염 국가는 인도네시아 15명, 베트남 12명, 필리핀 10명, 태국 10명, 인도 3명, 말레이시아 2명, 라오스 1명, 볼리비아 1명, 싱가포르 1명 순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고 해외 방문이 자유로워지면서 뎅기열 국내 유입 환자는 작년 총 103명으로, 2020년(43명), 2021년(3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지닌 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3~14일의 잠복기 후에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발진, 근육통 등이 나타나며 환자 중 약 5%는 중증 뎅기 감염증으로 사망할 수 있어 신속하게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매년 전 세계 129개국에서 1억명 이상이 감염되는데, 국제교류 활성화 등으로 최근 20년간 환자가 10배 이상 늘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지난 8일까지 뎅기열 환자는 216만2천214명 발생했고, 이 중 974명이 숨졌다.

작년 아시아 지역 주요 발생국은 베트남(36만7천729명), 필리핀(22만3천477명), 인도네시아(14만2천294명), 말레이시아(6만6천102명), 태국(3만4천605명), 싱가포르(3만2천130명), 캄보디아(817명), 라오스(342명)다.

다만 작년에 비교적 환자 수가 적었던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감염자 수가 각각 2천411명, 1천829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국내 발생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도 뎅기열을 매개하는 모기 중 하나인 흰줄숲모기가 서식하고 있고, 해외유입 환자도 늘고 있어 토착화가 우려된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뎅기열은 1970년대 이전에는 단 9개국에서 보고됐으나, 작년 기준 129개국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뎅기열 환자 국내 유입 현황(2018~2023.6)
최근 뎅기열 환자 국내 유입 현황(2018~2023.6)

[한국질병관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2014년 일본 도쿄의 한 공원에서 해외여행력이 없는 시민 162명이 모기에 물린 후 집단으로 뎅기열에 감염돼 일본 정부가 집중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뎅기열은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뎅기열 위험 국가에서 모기에 물린 후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해외여행력을 알리고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뎅기열 능동 감시를 인천·김해·청주·무안·대구 5개 공항과 부산·평택·군산·목포·여수·포항·울산·마산 8개 항만 검역소에서 확대 시행하고, 의심 증상이 있는 입국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 신속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질병청은 뎅기열 위험지역을 방문하려면 ▲ 국가별 감염병 예방수칙 확인 ▲ 모기 기피제, 모기장 준비 ▲ 밝은색 긴팔·긴바지 입기 ▲ 중증뎅기 감염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재감염 주의 등의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국가별 감염병 예방수칙은 질병관리청 홈페이지(https://www.kdca.go.kr/) 감염병→ 해외감염정보→ 해외감염병NOW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뎅기열 경보 발령…엘니뇨 기온 상승

올해 엘니뇨 영향으로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뎅기열이 급증할 수 있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6월 13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임란 팜부디 인도네시아 보건부 전염병 예방·통제국장은 전날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올해 뎅기열 환자가 급증할 수 있어 모든 지방 정부에 경보 회람을 발행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엘니뇨 현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모기 서식지가 늘어난다며 연구 결과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모기에게 물리는 횟수가 이전보다 3∼5배 늘어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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