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제 어두울 것으로 보여

2015년 업무가 시작되고, 벌써 한 주가 지나버렸습니다. 벌써부터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 국제유가 급락, 러시아 디폴트 위험 등 굵직한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5년 1월 12일)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연말 이후 올해 들어 지속적인 상승세 즉, 평가절하를 보이고 있습니다. 12월 31일 미 달러당 12,388 루피아로 마감한 이후 지난 1월 7일에는 12,735 루피아의 종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경제의 호조와 금리인상 가능성이 겹쳐지면서 달러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원화는 지난 12월 31일 미달러당 1,088.5원으로 마감한 후 1월 5일에는 1,110.7원까지 상승, 즉 평가절하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엔화가치가 상승하고, 원화 가치 또한 동반 상승하면서 환율상승세가 꺾여 1월 8일에는 미달러당 1,096.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전주 대비 100루피아당 0.15원 하락한 8.71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는 주중 소폭의 등락을 보이긴 했지만, 큰 변동 없이 전주 대비 0.01%p 상승한 7.99%로 마감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도 주중 소폭의 등락은 보였지만, 1월 6일을 제외하고는 지수상으로 큰 변동은 없었고, 올해 들어 5 영업일 동안의 거래량도 5조 5천억 루피아 수준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제유가 동향과 영향
유가하락 현황
요즘 국제유가가 전세계 경제에 주요 이슈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유류보조금을 없애거나 줄였음에도 오히려 소비자 가격은 낮아지는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급락이라 할 만큼 가파른 하락은 세계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반토막 났습니다. 지난 7일에는 두바이유의 현물가격이 배럴당 46.60달러로 거래되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도 50달러 선이 붕괴돼 한 때 배럴당 48.65달러에 거래되었었고, 북해 브렌트유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50달러 아래인 배럴당 49.8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유가하락의 원인과 영향
이 같은 가격 급락의 원인은 다소 복잡합니다. 미국은 유가하락을 통해 러시아 및 이슬람국가 즉, IS에 대해 자금줄을 옥죄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셰일 오일을 견제하고 중동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원유의 주요 소비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경기하락으로 수요 감소를 보이고 있고, 달러화는 미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예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는 미국의 셰일 오일의 경우 미국 정부 차원에서 생산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데 반해, 사우디 아라비아는 미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대립이 유가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에는 자본력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가하락에 대부분의 산업이 원료비와 운송비 절감에 따른 수혜를 누리겠지만 정유, 건설, 조선, 신재생에너지 등 일부 업종은 오히려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의 재정 악화로 인한 해외 건설, 플랜트, 발전, 조선,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 감소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원유의 종류
현재 원유는 70여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종류와 품질이 다양하다는 것인데, 휘발유 등의 고급유종을 얼마나 많이 추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황성분이 얼마나 적게 함유되어 있는냐를 갖고 품질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제가격의 기준이 되는 것은 서부 텍사스 중질유, 브렌트유 그리고 두바이유 등 세 종류입니다.

먼저, 보통 WTI로 표기되는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미국의 서부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일대에서 생산되고, 품질이 좋지만 미국의 수출금지 정책으로 국외로 반출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국제 원유시장의 가격지표로 활용되는 것은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중심 유종이기 때문입니다.

브렌트유는 영국의 북해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기준가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유보다는 원유의 품질이 낮고 유황성분이 다소 많습니다.

그리고 두바이유는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중동산 원유가격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원유의 질은 브렌트유보다 좀 더 떨어지지만 지리적 이점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수입량의 80% 이상을 두바이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빈곤 감축 속도 정체
최근 인도네시아 통계청, BPS는 2014년 9월말 현재 인도네시아의 절대빈곤층이 2,773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11%를 차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절대빈곤층의 정의는 어떻게 될까요? 통계청에서 사용한 기준은 미달러로 월 25불, 즉 하루생계비 기준 80센트입니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세계은행, World Bank에서 제시하는 절대빈곤 기준은 하루생계비 기준 1불 25 센트입니다. 따라서 9백만명에 이르는 인구가 하루생계비 1 불 25센트와 80센트 사이에 속하는데 해당 숫자가 누락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가에서 기준으로 삼는 절대빈곤의 기준이 하루생계비 2불인데, 이를 기준으로 할 때는 차이가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비율 외에 추세를 살펴보더라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2013년 9월 조사에서 2,860만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11.46%, 2014년 3월 조사에서는 2,880만명, 11.25%, 그리고 2014년 2,773만명, 11%로 개선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것입니다. 실제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2014년 9월 기준 최근 2년간의 절대빈곤 개선율이 0.7% 밖에 되지 않아 최근 10년 동안 최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전문가들이 더 우려하는 것은, 지난 9월 이후 11월에 단행된 연료보조금 삭감으로 12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8.36%까지 치솟았다는 것입니다. 차상위 계층에 속한 6,800만 명의 인구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빈곤계층 축소를 위해서는 단순히 생계지 지원 대책에서 탈피한 적극적인 정책, 즉 일자리 창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경제금융발전연구소 (Institute for Development for Economics and Finance) 즉, Indef의 이코노미스트, Enny Sri Hartati는, “정부는 빈곤퇴치 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일자리 창출 특히 소규모 사업장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현금 지급방식은 효과적이지 못하며, 연료보조금 정책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자리 창출, 한국이나 인도네시아나 똑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위해 외국인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카르타 주정부, 최저임금 예외 허용 불허
지난해 말 각 지역별로 최저생계비가 결정되었습니다. 자카르타의 경우 직전 월 240만 루피아였던 것을 월 300만 루피아로 인상해 달라는 노동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신입직원 기준 최저 월 270만 루피아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27개 업체로부터 이와 같은 인상분의 시행을 유예해 달라는 요청이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법률에 의하면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와 노조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유예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바수끼 주지사는, “2015년 최저임금 시행에 있어 예외는 없습니다. 합의된 임금수준은 적정생계비를 반영해 공정하게 합의된 것입니다. 인상 때마다 항상 유예신청을 해오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카르타보다 최저임금이 낮은 외곽지역 즉, Majalengka같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Priyono 자카르타 인력청장은, “27개 업체 모두 의류산업 종사업체로, 이 중 23개 업체는 보세구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들은 이전에도 똑 같은 요청을 해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매년 유예신청을 할 경우 특별 관리대상으로 선정되어 면밀한 점검, 그리고 필요할 경우 제재를 받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재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합의된 최저임금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자카르타 주정부의 의지는 매우 강한 것 같습니다.

연료가격은 떨어지는데 물가는?
지난 주 정부의 새로운 연료보조금 정책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휘발유에 대한 연료보조금을 없애고, 경유에 대한 보조금은 축소하지만, 소비자가격은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오히려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료가격 하락의 이득이 상품 또는 버스요금 등의 인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임금과 물류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고용인협회, 즉 Apindo의 수까부미 지회장인 Ning Wahyu는, “제품가격을 책정하는 데에는 각 업체마다 자사 경쟁력을 포함한 많은 변수들이 있습니다. 가격은 연료가격, 임금 등 모든 요소를 반영해야 합니다. 특정 변수를 즉시 반영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영석유회사 Pertamina는 12 kg짜리 LPG 가격을 1,500 루피아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얼마전 가격인상을 단행한지 3개월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린 것입니다.

이 회사의 Ahmad Bambang 대변인은, “2014년 11월까지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 12kg LPG 부문에서 용기 관리비용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미달러 기준 3억 4천만 불에 이르렀고, 연말까지 집계할 경우 5억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손실을 메우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버스요금도 마찬가지로 연료가격 하락이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육상운송인기구 (Organization of Land Transport Operators) 즉, Organda의 Sudirman 자카르타 지부장은, “지난 11월 이전에 차량 부품가격이 올랐습니다. 11월 연료가격이 오를 때 우리는 30% 인상을 요청했지만, 20% 인상에 그쳤습니다. 정부가 최근 연료가격 하락분을 반영하라고 한다면, 연료 외의 윤활유, 타이어, 부품 등의 가격도 내려줄 수 있다는 말입니까?”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도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때에 기대만큼 실생활 물가에 반영되는 폭이 미미하거나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납득할 수 있고, 의욕을 가질 수 있는 물가수준이 형성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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