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느꼈을 땐
이미 많이 늦었다
공기방울 같은 수포들이
공기방울처럼 가볍지 않다며 떼로 몰려
넉넉지 못한 내 등짝에다 은하수만큼 통증을 그어대도
별다른 저항도 할 수 없다
산짐승처럼 웅크린다
꼼짝도 않으며
먹지도 않으며
아프지 않을 사랑이 지나가만 기다릴 뿐
당신을 생각하는 감정에도
돌기가 생겨 나를
카오스적 혼돈으로 어지럽히다 그제야
그게 사랑이었노라고
알아챘을 때
내가 제일 늦었다고 통증은
미련 없이 사라진다
시작 노트:
너무나 은유적인 시라서 저는 설명이 필요 없겠다. ‘앓이’가 없는 사랑이 있을까만 별거 아닌 것에도 아파하고 상처받는 사랑앓이를 사랑포진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은 등짝에 돋은 대상포진 돌기는 은하수 보다 넓게 느껴졌을 것이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은 시인이 저항 없이 수그리고 웅크릴 때 지나갔다. 사랑의 고통은 세월이 약이었다. 이태복(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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