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병력이 중부 사가잉주(Sagaing region)에서 민간인 17명과 시민군 1명을 학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얀마 소식을 전하는 RFA(Radio Free Asia: 자유아시아방송)의 3월 3일자 버마어 보도와 미얀마 중부 사가잉주 현지 시민단체 활동가·주민 2명 등의 목격담에 따르면, 군부 병력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기 위해 납치했으며 납치한 이들을 살해하기 전 고문과 학대, 강간 등 끔찍한 전쟁범죄를 자행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 33사단 병력 70여 명은 지난 3월 1일 정오 무렵 사가잉주 사가잉면(面) 서부에 있는 따다잉(Tartaing) 마을을 습격했다고 한다. 따다잉 마을은 에야와디강(Ayeyarwaddy 江)과 무강(Mu 江)이 만나는 지점에 있으며 78가구가 사는 작은 강안(江岸)마을이다.
보트를 이용해 마을로 진입한 군부 병력은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 미얀마 시민들이 군부에 저항하기 위해 결성한 무장조직-기자 말) 지도자로 활동하는 남성 1명을 붙잡았다. 이후 ‘쩌저’라는 이름으로 신원이 확인된 47세 시민방위군 지도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한다.
마을에서 하룻밤을 지낸 군부 병력은 다음날(3월 2일) 오전 따다잉 마을 서쪽의 민무면(Myinmu 面)으로 이동하며 마을 주민 17명(여성 3명, 남성 14명)을 인간방패 삼아 끌고 갔다고 한다. 그리고 납치된 주민 17명 모두가 납치 수 시간 만에 길 위에서 순차적으로 군부에 살해당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군부 병력이 떠난 직후, 지역의 다른 주민들과 시민방위군은 희생자 수색에 나섰다. 이후 2일 정오 무렵 민무면으로 이어지는 도로 옆 망고나무 숲에서 남성 시신 5구가 발견되었으며, 오후에는 따다인 마을 인근을 따라 흐르는 무강에 있는 하중도에서 시신 10구가 수습됐다. 당시 행방이 묘연했던 나머지 2명의 시신은 다음날(3일) 오후가 되어서야 발견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군부통치에 저항하는 미얀마 민주진영의 임시정부 민족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of Myanmar)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군부가 민간인을 표적으로 저지른 반인도적 학살, 전쟁범죄, 인권침해를 좌시하지 않고 사법적 절차를 통해 학살 관련자 모두를 처벌할 것”이라며 이번 따다잉 마을 학살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미얀마 현지 자유언론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사가잉주 행정부와 군부가 임명한 내무부 대변인에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군부 측은 취재에 불응하거나 따다잉 마을 학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군부가 장악한 어용언론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 지원협회(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에 따르면 2023년 3월 3일 기준 최소 3085명의 미얀마 시민이 쿠데타 이후 군부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
(언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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