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섬유업계, 세계경제 불황에 감원 한파…한국업체도 타격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 주문 감소에 공장 가동률 떨어지고 재고 쌓여
한국 봉제 업체 수주량도 30% 격감

 

인도네시아의 주요 일자리 창출 시장 중 한 곳인 섬유 봉제 업계가 전 세계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대규모 감원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서자바 섬유기업가협회(PPTPJB)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18개 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124개 섬유업체에서 최소 6만4천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인도네시아 섬유업계의 감원 한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얀 메이 PPTPJB 회장은 “계약 연장이 안 돼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 수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섬유봉제 산업은 세계 10위권으로 인도네시아 노동시장을 이끄는 주요 산업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섬유 봉제 업계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는 110만 명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전체 중대형 산업 고용의 약 20%에 해당한다. 또 인도네시아 주요 제조업 부문 GDP의 7%를 차지할 만큼 경제적 비중도 크다.

하지만 전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소비가 줄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도 크게 감소해 인도네시아 섬유 봉제 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PPTPJB는 나이키와 빅토리아 시크릿 등 세계적인 유명 의류 브랜드가 주문을 줄이면서 재고는 쌓이고 주 7일 조업하던 공장들이 주 5일로 바뀌는 등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API)의 제미 카르티와 회장도 해외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하지는 않지만 2개월 이상 선적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주문이 3분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30% 넘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섬유 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자재를 공급하는 합성 섬유 생산 회사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합성섬유생산자협회(APSYFI)는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무급 휴가를 떠났으며 대부분의 공장 가동률이 50% 미만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재고가 쌓이면서 창고 임대 비용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어려움이 내년에는 더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경기 둔화가 내년에 더욱 심화하면 그만큼 소비가 감소해 주문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1%대에 그치고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금처럼 주문량은 줄어드는데 임금은 대폭 올라가면 노동 집약 산업인 섬유 봉제 업체들의 부담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의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어려움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많은 한국 섬유 봉제 업체들도 겪고 있다.

안창섭 한국봉제협회 회장은 “미국과 유럽으로 주로 수출하는 니트나 수영복 업체들의 어려움이 특히 크다”라며 “주문 물량이 평균 30% 정도 줄어들면서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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