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음식배달시장, 전쟁터 방불…업체들 출혈경쟁 마다 안해

동남아시아 음식배달시장은 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 불사 등 업체들간 각축이 전쟁터를 방불케할만큼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니케이아시안리뷰(Nikkei Asian Review)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동남아 주요 6개국의 음식배달시장 총상품가치(GMV)는 155억달러로 커졌다.

이중 업계 1위는 동남아 최대 플랫폼인 그랩(Grab)으로 지난해 점유율은 49%를 기록했다. 이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의 자회사 푸드판다(FoodPanda)가 22%, 고젝(Gojek)과 고푸드(Gofood) 플랫폼 운영사인 고투그룹(GoTo Group) 14% 순이고, 뒤늦게 합류한 한국의 배민도 빠르게 치고올라가고 있다.

그랩의 음식배달사업은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앞섰다. 이같은 그랩의 성장은 배달시장에 앞서 승차공유 사업에서 앞서나갔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은 2018년 우버(Uber)의 동남아시아 사업을 인수하면서 우버의 음식배달 플랫폼인 우버이츠(UberEats)도 인수했다.

그러나 그랩의 지난 2분기 음식배달 총상품가치(GMV)는 24억7000만달러로, 전망치인 25억5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이에따라 당초 지난해보다 30~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총상품가치는 21~25%로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사람들이 주문을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가세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그랩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식품기업 자야그로서(Jaya Grocer)를 인수하며 소매시장에 직접 진출했으며, 지난달에는 취급상품을 확대하고 코카콜라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업체 추가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고투는 동남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작년 7월 고젝의 태국사업부를 말레이시아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아시아(AirAsia)의 모회사인 캐피탈A(Capital A)에 매각했고, 고젝의 음식배달 기능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토코피디아(Tokopedia)와 통합해 GMV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가 최대주주인 푸드판다는 기업용 플랫폼을 개발해 외식업체와 식자재기업간 주문·배송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유럽에서 사업을 시작한 푸드판다는 동남아 음식배달시장의 개척자로 2012년에 동남아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푸드판다가 현지 플랫폼인 고젝을 넘지 못해 2016년 사업을 접었고,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2015년 철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모그룹인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 배달플랫폼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7조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하며, 배민을 동남아시장에 진출시켰다. 현재 배민은 동남아시장 거점인 베트남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처럼 각 음식배달 플랫폼들은 동남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모델을 조정하는 것 외에도 출혈경쟁도 감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해외사업부 조정 등 운영비를 절감해야 하는 고충도 함께 갖고 있다.

앞서 2018년 그랩은 우버의 동남아사업부 인수 당시 독점을 우려한 싱가포르 규제당국에 의해 제동이 걸린 바 있으며, 필리핀에서는 합병 승인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딜리버리히어도 배민 인수시 독점을 우려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앞서 인수했던 2위 플랫폼 요기요를 매각해야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번(Frost & Sullivan Analysis Group)에 따르면, 2030년 동남아 음식배달시장 규모(GMV)는 2021년보다 3.3배 증가한 497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INSIDE V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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