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보조금→복지 예산으로 전용… 휘발유가 40% 오를 듯

인도네시아 정부가 연료 보조금으로 책정한 예산의 일부를 저소득층 현금 지원 예산으로 전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 보조금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던 일명 ‘반값 휘발유’ 가격도 조만간 오를 전망이다.

29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 물랴니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은 올해 연료 보조금 예산의 약 5%인 24조1천700억 루피아(약 2조2천억원)를 복지 예산으로 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용 예산은 월 수입이 350만 루피아(약 32만원) 이하인 근로자 1천600만명을 위한 현금 지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지방 정부의 대중교통 요금 보조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물랴니 장관은 “국민의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올해 확보했던 연료 보조금 예산을 줄이기로 하면서 휘발유 가격은 조만간 오를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국영 에너지 회사 페르타미나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저가 휘발유 페르타라이트를 구할 수 있다.

페르타라이트는 옥탄가가 90인 저가형 휘발유로 정부 보조금까지 더해져 현재 리터당 7천650루피아(약 680원)에 판매된다. 이는 셸 등 국제 브랜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국제 유가 급등에도 페르타라이트 가격을 묶어 놓다 보니 정부 보조금 지출도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확보한 보조금 예산이 거의 바닥나자 지난 11일 에너지 보조금 예산을 502조 루피아(약 44조6천억원)로 확대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연료 보조금 예산의 약 3배다.

하지만 지금 같은 추세로는 증액한 보조금 예산으로도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오자 페르타라이트 가격을 올리기로 하고, 기존에 확보한 예산도 전용해 서민들을 위한 복지 예산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물랴니 장관은 이날 휘발유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30∼40%가량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4%대에 머물렀던 인도네시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물가 안정을 위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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