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앙은행 7.5%로 전격 조정… 지난해 경제성장 5.02%,내수부진부담…경제성장 촉진에 힘 실어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17일 0.25%p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7.5%로 조정했습니다.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5년 2월 23일)

한편 로이터 통신이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한 결과에서 향후 선진국으로의 자금유출 가능성을 감안해 이번 달에는 중앙은행이 기존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고 합니다. 또다른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도 전문가 20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단 한 명도 금리인하를 예측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전격 단행된 금리인하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성장정책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2014년 성장율이 5.02%을 보이며 평년 6%대는 물론 직전년도 5.58%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지난 월요일 발표된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긴 했으나 내수수요 역시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즉, 물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성장 촉진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것에 인식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가자마다 대학교의 Anthonius Prasetiantono 교수는 “중앙은행은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여신증대에 나서도록 해야 합니다. 중앙은행은 올해 여신증대 목표치를 15~17%로 잡고 있는데, 기존 7.75%라는 기준금리로는 달성이 어렵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월요일 발표된 무역수지, 화요일 단행된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발표가 시장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루피아화 환율은 2월 18일 미달러당 12,870루피아로 전주 대비 미달러당 68 루피아 상승 즉, 평가절하를 보였습니다. 이는 전날인 17일까지 지속적인 환율 하락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전날 발표된 금리인하 소식으로 하루만에 미 달러당 108 루피아 상승한 결과입니다.

원화는 설연휴 자금수요로 인해 달러 매도, 원화 매입의 모습이 나타나며 2월 17일 전주 대비 2.3원 하락한 미 달러당 1,105.2으로 마감했습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17일 전주 대비 0.03원 하락한 8.7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 역시 2월 17일 발표된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영향으로 하루만인 18일 0.24%p 하락하며, 전주 대비 0.26%p 하락한 7.10%로 마감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5,300대를 유지하며 큰 변동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거래량의 경우는 2월 17일까지 일평균 5조 6천 루피아 수준을 보였으나, 18일 하루 동안 18조 루피아를 기록하는 가히 폭발적인 거래량을 보였습니다. 이번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조치가 시장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인 것 같습니다.

중앙은행, 루피아화 최근 17년간 최저 평가절하 예상
지난 주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Barclays)에서 올해 루피아화 환율이 미 달러당 최고 13,250 루피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한 내용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올해 루피아화의 약세, 즉 환율상승을 예측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Agus Martowardojo 총재는 2월 13일 지난주 금요일 “올해 루피아화에 영향을 끼칠만한 요인들을 살펴보문 내부 요인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외부요인입니다. 가장 큰 요인으로 예측되는 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자금유출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되는 환율 수준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13일 중앙은행 Agus Martowardojo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자금유출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분석과 같은 것이고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이번 달에는 금리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17일 중앙은행은 0.25%p의 금리인하를 단행했습니다. 그 사이 발표된 것은 2월 16일 통계청의 1월 무역수지 흑자였는데, 그 내용을 한 번 살표보겠습니다.

1월 무역수지 흑자
우선 예상과 달랐던 수지흑자의 원인은 수출 부문이 탄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소비 감소에 따른 수입감소 폭은 더 가팔랐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의 발표를 살펴보면, 수입부문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5.6%가 감소해 당초 6%의 하락을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수출부문도 전문가들은 당초 4.1%의 감소를 보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8.1%에 달했습니다.

수입감소 내역을 보면, 석유가스 부문이 국제가격 인하에 힘입어 40.4% 감소했고, 소비재 수입 20.1%를 비롯해 투자 관련 원재료 및 자본재 수입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싱가폴계 DBS 은행의 Gundy Cahyadi 이코노미스트는 “수입부문 숫자를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긴 했습니다만, 수입부문이 무너진다는 건 국내소비 부문이 압력을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Atma Jaya 대학교의 Agustinus Prasetyantoko 교수는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감소 폭은 이보다 더 커서 발생한 무역수지 흑자라면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역수지가 개선되었다 말한 순 있겠지만, 실제로는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나타낸 것은 좋은 것이겠지만 그저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라는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좀 더 성장 쪽에 무게중심을 기울여 금리인하를 단행했을 것이라 분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투자기업 앞 세금감면 혜택 연장
정부가 민간기업 또는 외국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는 정책에는 세제감면이라는 걸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투자와 관련된 각종 세제는 물론 일정기간 동안의 법인세 감면 등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투자촉진 수단은 항구적이지 않고, 보통 일정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2011년 정부령에 의해 입안된 후, 1년 단위로 연장을 해오고 있으며, 오는 8월 기한이 만료됩니다. 이에 Bambang Brodjonegoro 재무장관은 다시 1년 연장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정부가 집중 육성하려는 다섯 가지 산업 부문 즉, 석유정제 및 기초 석유화학, 재생에너지, 기초금속, 기계, 그리고 정보통신장비 부문 등에서 1조 루피아 상당액 이상을 투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5년에서 10년 동안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지난 유도요도 정부에서는 관련 제도가 있었음에도 세제감면을 적용받기 위한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가장 중요한 투자부문 중 하나인 해양 및 인프라 등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있기도 합니다.

정부부처 중에 투자조정청 즉, BKPM도 투자촉진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Franky Sibarani 청장은 이번 개정안을 놓고 관련 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투자조정청의 올해 목표는 투자집행액 기준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한 520조 루피아입니다. 그 중 344조 루피아는 외국인투자자에 의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에 한국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시설 투자를 놓고 요구한 30년간 세제혜택 부여에 난색을 보였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일단 해당 생산시설을 베트남에 증설키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에서는 30년 세제감면 혜택을 적용받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Bambang 재무부장관은 이미 세제 개편의 윤곽이 마련되었다고 하면서도 세부사항은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프라 개발을 비롯한 더 많은 부문에 혜택을 부여해 투자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가능하다면 한국기업들이 더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Hajj 자금 운용 개선 검토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다 보면 하루 다섯 차례 이루어지는 기도, 한 달간 진행되는 라마단 등 많은 생활현장에서 이슬람과 관련된 내용들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 즉 무슬림들에게는 평생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의무가 있습니다. 신앙고백, 기도, 단식, 기부 그리고 성지순례 즉 Hajj입니다. 이 중 성지순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카를 다녀와야 하는 것인데, 전세계 무슬림들이 성지순례를 희망하다 보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각 국가별로 연간 성지순례 쿼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인구 2억 5천명 중 85%가 넘는 이들이 무슬림이라고 계산해 보면 인도네시아에서만 2억 1천만 명 이상의 수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부여된 쿼타는 연 20만 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Hajj에 참여하기 위해 신청 후 18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가서 상당기간 동안 체류해야 하다 보니 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종교부에서는 신청인들로 하여금 대기기간 동안 일시불 혹은 적금 형태의 분할 납부를 통해 해당 필요자금을 미리 마련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Hajj 준비를 목적으로 모아진 자금이 최근 67조 루피아에 이르고 있습니다. 큰 돈이 모여서인지, 수십 명의 정부인사들이 부정사용에 연루되기도 했고, 일부는 실형선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자금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투자하는 샤리아 채권 또는 은행 예금으로 운용되어 오고 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 Hajj 자금을 도로, 항만, 공항, 플랜테이션 등 국가 인프라 개발 또는 국영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자금의 90% 정도를 인프라 개발에 사용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또한 조코위 대통령은 Hajj 자금 외에도 국가 기관에서 관리 중인 자금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은행에 예치하는 것에서 벗어나, 공무원연금공단인 Taspen, 또는 사회보장제도인 BPJS 등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입니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프라 개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필요재원 마련을 검토하다 보니 다양한 방안이 동원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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