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9일)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주도권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시아 신흥시장국 통화의 취약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대만 대만달러 등이 위험에 노출된 통화로 꼽혔다.
8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글로벌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은 단기적으로 상당히 클 수가 있다”며 “나아가 2월 30만명에 육박하는 신규일자리 창출 등 미국의 강력한 고용데이터는 아시아 각국의 통화 가치를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여름 이후 이어져 온 달러 강세는 현재 11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최근 소비자 지출, 공장 생산 등 미국 경제의 일부 지표가 약해졌음에도 연준은 올 6~10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CNBC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아시아 국가 통화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가장 위험해질 수 있는 통화로 예상했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은 인도네시아 자산으로 몰렸지만 중앙은행이 지난 1월 중반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7.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해외투자가 주춤해졌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유가하락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금리인하 이후 미국 달러 대비 약 1.8%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는 또 다른 위험요소다. 미 연준이 첫 번째 양적 완화 정책을 시도했던 2013년 루피아는 크게 올랐다. 경상수지 적자가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한다면 또 다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올리면 루피아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통화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스트레스가 야기했던 금융불안과 비슷한 국면이지만 이외에 개별 국가가 당면한 대내외 악재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외환시장에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통화인 루피아화와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0.57%, 1.87%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각각 17년, 11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들 신흥국 통화가 또다시 흔들리게 된 데는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재부각된 게 계기가 됐다. 6일 발표된 미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으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이른 올해 중순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됐고 이것이 신흥국 자금이탈 가능성을 부추겼다.
이번 신흥국 통화불안은 부실한 경제 펀더멘털이 주로 부각됐던 2013년과 달리 각국의 정국불안 이슈나 유가 하락 등 복수의 악재가 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의 충격은 더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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