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욱의 주간칼럼)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인플레이션 불감증

글. 김용욱/PT.SSI 이사. 한인포스트 칼럼리스트

–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수립과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

칼럼리스트 김용욱

 그간의 코로나 팬데믹 위기 그리고 돌발변수인 우크라이나 전쟁사태로 에너지와 곡물가격 상승이 심상치 안타고 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이 심각하게 예상되는 상황에 이와 관련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과 조꼬위 정부가 바라보는 시각과 대응이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 흥미롭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Bank Indonesia, BI) 총재는 지난 4월 13일 미연준(FED)의 올해 빅스텝 금리인상계획과 강력한 긴축통화 예정에도 불구, 인도네시아는 국내 물가 상승압력이 안정적이라며 기준금리를 3.5% 동결유지 한다고 했다.

또한 올해 말까지 물가 상승 목표치인 2~4% 유지를 낙관하며 차후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에 영향을 미칠 경우에만 금리인상을 대응하겠다고 했다.

SmartSelectImage_2022-04-19-11-29-04한편 인도네시아 에너지 광물자원부 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 인도네시아 국가 재정 압박을 최소화 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의 에너지 원자재 가격을 인상한다고 역시나 13일 발표했다.

추가로 조꼬위 정부는 그간 국영전력회사 PLN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책정할 수 없게 한 2018년 긴급 정책을 풀어 올해 전기요금 인상 의지도 밝혔다.

누구의 정책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라기 보다, 오히려 정책기관으로서 예상되는 역할과 관점이 반대가 된 세상을 느끼게 했다.

한 국가의 중앙은행의 역할은 국가의 물가안정과 지속성장을 위해 선행적으로 통화량을 장기적 관점에서 조절해야 한다.

그에 비해 정부의 경우는 물론 장기적 관점이 중요하나 단기적 국민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정치적 돈 풀기식 국회의 눈치를 봐야 하니 보조금 추경예산을 늘려서라도 요금인상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완전 반대였다.

물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근기도 틀린 말은 아니다. 시간을 약 10여 년 전 2013년으로만 돌려봐도 인도네시아 GDP성장률은 6.2%에 인플레이션은 8.5% 수준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GDP의 경우 2020년 마이너스 -2.07% 역 성장과, 2021년 작년에 겨우 3.69% 성장하였으니 올해 GDP 목표 5.1%에 근원물가 목표치 2~4% 수준 이라면 안정적인 물가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조꼬위 정부 장관들이 바라보는 국가경제에 대한 우려와 대응도 현실적으론 맞다.

인도네시아는 2004년부터 석유수입국으로 전환하여 국내 석유 수요의 60%를 수입하는 국가다.

한해 평균 원유 수입액이 120억 달러규모이며 국가예산 수립 시 63달러 유가수준으로 책정한 예산이다 보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배럴당 100달러 수준인 현재 국가 예산부담과 GDP 대비 재정적자 수준은 눈 더미처럼 불어날 상황이다.

재무부 자료에 의하면 통상 유가가 1달러 상승 시 인도네시아 정부 보조금은 LPG가스 1조 4천억 루피아, 등유 490억 루피아, 연료 2조 5천억 루피아, 전기 3천억 루피아 규모로 추가 발생 된다고 하니 재정적자를 막을 길은 요원한 상황이다.

inflasi-inti-tahunan-237-pada-maret-2022-tertinggi-dalam-6-bulan-terakhir-by-katadata당장이라도 유가급등과 밀, 옥수수와 같은 곡물가 인상 등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가 재정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인도네시아긴 하지만 환율은 14,200~14,400 루피아/달러 수준으로 안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져온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의한 무역수지 흑자 예상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주력 수출품은 1위가 팜오일(CPO) 이며 2위가 석탄이다.

작년도 수출액도 둘 다 266억 달러로 거의 유사하다. 현재 석탄가격은 전년비 4배, 팜오일(CPO)은 2배가 급등한 상황으로 인도네시아 경제를 외부에서 긍정적으로 보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국가는 경상수지 흑자일지 몰라도 국민 스스로도 사용해야만 하는 자원과 농산물 가격 또한 폭등이라면 인플레이션 상승은 필연적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경제성장시 필수 동반되는 인플레이션은 성장의 촉매가 될 수 있기에 꼭 나쁜 것으로만 볼 수는 없지만, 성장 없이 경제위기로 동반된 인플레이션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서 그간 경제위기 극복을 빙자한 약 20여 년간 글로벌 저금리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불감증”이 더 큰 문제다. 이 병의 증상은 심각한 근시안적 균형감각 상실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수립과 우선순위를 처방해 줄 경험 있는 의사들이 사라진 듯하다. (한인포스트)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