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 르바란

장시연 JIKS 11

아마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하면 모두가 르바란을 떠올릴 것이 당연하다. 이 르바란은 이슬람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의미의 명절이라고 한다. 보통, 이 기간에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향으로 가 가족들과 함께 연휴를 보내곤 한다.

따라서 매년 르바란에는 귀성길에 오르는 무딕(MUDIK)으로 안 그래도 심한 인도네시아의 교통체증이 더욱 심한 편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르바란의 긴 연휴를 이용하여 발리나 반둥 등 가깝고 부담 없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고 가족들과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이 2년간 정상화되지 못했던 르바란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고 슬퍼했다. 사람들의 이러한 그리움 때문일까 코로나 19 사태도 때맞춰 잠잠해지고 일상회복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의 차량 홀짝제와 자가격리 기간, 직장인 연말 휴가 금지령 등 수많은 방역 조치에 많은 사람이 좌절하고 슬퍼했다. 2년간 코로나19의 예사롭지 않은 확산으로 제대로 누리지 못하였던 2020년과 2021년의 르바란에 반해 벌써 한 달 남짓 남은 2022년 르바란은 드디어 2년 만에 정상화된다고 하여 많은 사람을 들뜨게 하고 있다.

지난 24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의 안정과 확진자 추세가 많이 줄어듦에 따라 라마단의 정상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고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모두 코로나19의 안정된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백신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지난 2년간의 수고를 생각하여 모두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행복한 르바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르바란이 정상화되긴 하였지만, 라마단 종료 후에 진행하는 서로의 잘 잘못을 비는 종교의식에서 유래된 할랄-비할랄 행사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많은 유명 인사들도 관저나 저택에서 서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에 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에 따라 여전히 올해도 취소되었다. 이에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팬데믹의 안정된 추세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인도네시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평균 약 4천 명으로 꽤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최고 수치였던 6만여 명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이기에 인도네시아의 르바란 정상화를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근 2년간 보건수칙을 누구보다 열심히 지키며 서로를 위했던 우리 교민들은 르바란을 즐길 자격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3년 전에 즐겼던 르바란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 만큼 모두 열심히 즐기길 바라고, 빠른 일상회복 속도에 그간 쌓였던 체증을 모두 풀기 바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2년 만에 정상화된 르바란에 들떠 공들여 쌓은 탑이 자칫 무너질 수도 있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열흘 이상 지속할 즐거운 연휴에 방역수칙을 신경 쓰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의 미래와 우리 교민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차분하게 보건지침을 지켜내고,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되찾아가는 인도네시아에서 우리 교민들도 다시 힘을 내 소중한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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