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이어 필리핀도 쿠데타로 군부가 1년째 집권 중인 미얀마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참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RCEP은 미얀마를 포함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비 아세안 5개국(호주·중국·일본·한국·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무역협정이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인구, 교역 규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교장관은 지난 17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RCEP의 미얀마 참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리핀 언론에 공개된 발언록에서 록신 장관은 이런 필리핀의 입장에 대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그는 아세안의 공동 입장에 방해가 된다면 필리핀의 방침을 양보할 수도 있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다른 RCEP 참여국들 역시 미얀마의 RCEP 참여에 반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앞서 두 명의 아시아 외교관을 인용, 뉴질랜드가 RCEP 참여국들에 군사 정권에 반대하기 때문에 미얀마의 RCEP 비준서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협정문 내 발효 규정에 따라 아세안 사무국에 하는 각국의 비준서 기탁일로부터 60일 이후에 RCEP이 정식 발효된다.
록신 장관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외교장관 등과 함께 아세안 내에서 미얀마 군정에 쓴소리하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달 16일에도 성명을 내고 “아웅산 수치 고문은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필수적이며 반드시 평화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록신 장관은 “수치 고문이 없다면 대화는 무의미하다”면서 “군정 지도부가 폭넓은 대화를 통해 민주주의로의 이행 절차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이어 필리핀도 미얀마의 RCEP 참여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쿠데타 사태의 후폭풍은 외교·경제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앞서 아세안은 쿠데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작년 4월 아세안 정상회의 5개 합의사항 미이행을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아세안 정상회의 및 외교장관 회의에 미얀마 군정 대표를 배제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유혈 탄압을 자행해 1년이 넘는 기간 1천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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