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천국이 된 ‘신들의 섬’ 발리

송현수/ JIKS 10학년
유명 관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 해변이 밀려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1일 쿠타, 레기안, 스미냑 등 발리의 인기 해변 3곳에서 총 30톤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쿠타 해변에서는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배가 뒤집힌 채 죽은 바다거북 사체도 발견됐다. 다음 날 세 해변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60톤으로 늘었다. 하루 사이에 쓰레기의 양이 배로 늘어난 것이다.
발리 해변을 뒤덮고 있는 쓰레기의 대부분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사람들이 버린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인도네시아인들이 바다에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연간 62만 톤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다.
발리 바다가 쓰레기통이 된 데에는 현지 폐기물 처리 기반이 열약한 탓도 크다. 폐기물 대부분이 적절한 처리를 거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2010년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 1,270만 톤 중 129만 톤이 인도네시아에서 온 것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가 111만 톤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이에 더해, 매년 10월 우기가 시작되면 비가 내리고 서풍이 불면서 발리의 해안가로 쓰레기들이 몰려온다.
문제는 또 있다. 전 세계 폐기물 대부분을 수입하던 중국이 2018년 폐플라스틱 등 24종류의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며 선진국의 쓰레기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연간 300만 톤 이상의 쓰레기가 동남아 국가로 유입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그동안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앞서 2017년에는 발리 주 정부가 쓰레기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지난해 4월에는 중앙 정부가 ‘플라스틱 폐기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는 바다로 내다 버리는 쓰레기양을 5년 내 현재 수준의 3분의 2로 줄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데니스 하디스티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소장에 따르면 오염 상황은 오히려 계속 나빠지고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인도네시아의 생활 방식이 오염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과 같은 쓰레기 투기가 계속된다면, “발리 전체는 물론 인도네시아의 다른 해안가도 쓰레기들로 뒤덮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