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시선이 인도네시아로 향하고 있다. 배터리 성능 향상에 필수적인 니켈 확보를 위해서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 니켈 매장량의 23%가 매장된 국가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니켈 확보 쟁탈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니켈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독일 화학기업 BASF와 일본 스미토모 금속광산 등이 니켈 개발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영향이다.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이미 3개의 니켈 제련소가 건설 중인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로 니켈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는 BASF는 니켈 광석을 채굴하고 제련해 연간 4만2000톤의 니켈을 생산할 계획이다. 스미토모 금속광산은 제련소 건설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업계가 인도네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는 막대한 매장량 때문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세계에서 니켈 매장량이 가장 많은 국가다. 매장 추정치는 2100만톤이다. 전세계 매장량 9000만톤의 20%가 넘는 수치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76만톤의 니켈을 생산해 글로벌 생산량의 30%를 차지한 바 있다.
니켈의 가격 상승세 역시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니켈 사업 진출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스테인리스 강의 주원료로 사용되던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소재에 쓰이며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27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은 톤당 1만691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날 대비 38% 급증한 가격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며 배터리 원료가 되는 니켈 가격은 더 상승 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향후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업계가 인도네시아를 예의주시하는 배경이다.
한국 배터리 업계도 안정적인 니켈 확보가 필수 요소다. 배터리 업계에 부는 하이 니켈(High-Ni) 배터리 열풍 때문이다.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용량에 영향을 준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긴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서 니켈 대비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코발트를 비중을 줄이는 측면에서도 니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은 니켈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올해 말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니켈 비율이 88% 이상인 5세대 하이니켈 배터리를 올해 하반기 양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NCM9½½(NCM구반반) 배터리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NCM9½½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의 조합 비율이 각각 90%·5%·5%인 배터리를 의미한다.
한국 배터리 업계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이미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와 배터리 관련 투자 협약 MOU를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광산 채굴 기업과 협력을 통해 현지에서 니켈 광물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시화 될 경우 안정적인 광물 확보가 가능해진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사업을 지속해오며 인도네시아, 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확충해오고 있다”며 “향후 원료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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