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참여의 조건으로 지분 축소, 농경지개발을 윈한 지원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정부 관계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KF-X 시제기 출고식 행사에 참여를 했다는 것은 사업참여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KF-X 사업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KF-X 분담금을 계속 내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분담금을 연체 중인 인도네시아가 만약 공동개발에서 손을 뗄 경우 정부의 수출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프라보워 장관은 여러 차례 한국 정부의 방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2019년 12월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이 자카르타에서 프라보워와 만나 초청했고, 박태성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도 정부의 방한 초청 의사를 거듭 전달했다.
이후 지난달 중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대우조선해양과 인도네시아 국영 PAL조선소가 공동 건조한 잠수함 인도식 참석차 자카르타를 방문해 프라보워 장관과 만나 KF-X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프라보워 장관은 강 청장과 두 차례 면담하면서 KF-X사업에 대해 언급을 했고 몇가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에 참여를 하고 싶지만 내수경제가 악화되면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이사는 우선 KF-X 분담금 비율을 20%에서 10%로 낮추는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1조7338억 원을 개발 단계별로 분담하기로 했지만, 지난 2월까지 내야 하는 8316억 원 가운데 2272억 원만 납부하고 현재 6000여억 원을 연체한 상태다. 방위사업청은 이런 사실을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군안팎에서는 “가장 유력한 제안일 것”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식량개발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식량 개발 특임장관으로 농림부 장관이 아닌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을 지명했다. 폭우로 인도네시의 곡물 생산량이 저조해지면서 곡물가격은 8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프라보워 장관에게 식량 개발과 보르네오섬 중부 칼리만탄 농경지 개발 임무를 맡기기도 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인도네시아가 중부 칼리만탄 풀랑 피사우(Pulang Pisau)에 서울 면적(6만 헥타르)의 2.7배에 해당하는 16만5000 헥타르를 농경지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식량 안보’를 지키겠다며 싱가포르 면적 10배 크기의 경작지 개발 사업에 본격 착수하기도 했다.
당시 조코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식량 위기 가능성이 대두하자 대규모 경작지 조성 사업을 지시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에 무려 50억 달러 우리돈 약 5조6000억 원의 차관 해주거나 현재 분담금 지급 시기를 2028년에서 2031년으로 늦추는 방안도 제시한 것을 알려졌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