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스마트폰·자동차·제약 등 주요 제품 글로벌 공급망 붕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스마트폰, 자동차, 제약 등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주요 제품의 생산과 공급에 직접적인 타격을 끼치고 있다.

닛케이경제는 1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수급차질로 인해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생산대수가 지난해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조사회사 IDC는 지난달 27일 올해 스마트폰 글로벌 출하대수 예측을 하향 수정했다. IDC는 원래 올해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4억360만대를 예상했지만 2.3% 줄어든 13억3980만대로 발표했다. IDC는 “최대 시장인 중국이 코로나19의 타격을 입고 있으며 다른 지역도 공장폐쇄와 물류, 부품부족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조립생산업체인 타이완의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은 다수의 중국공장에서의 생산을 재개했지만 직원이 복귀하지 않아 정상가동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동차도 같은 양상이다. 미국의 신용평가사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지난달 26일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는 코로나19의 감염에 따라 지난해보다 2.5% 감소한 8800만대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0.9% 감소에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심각한 것이 중국시장이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증가율은 마이너스 2.9%로 기존예상치인 마이너스 1%에서 더욱 악화됐다. 이미 영국 재규어 랜드로바의 탑 경영진은 지난달 19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 매출액이 제로가 됐다”고 밝히는 등 지금 현재 상황은 심각하다. 유럽과 미국의 판매도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시장에 대해서는 경차가 호조인 보이면서부터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무디스는 예측했다.

그러나 닛산(日産)자동차 등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의 국내공장이 중국제 부품의 조달차질로 생산의 일시 중단에 들어가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래 소비세 증세에 따른 타격도 남아있어 앞으로도 일본 내 판매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급망에의 영향은 중국 이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확산된 이탈리아는 폐쇄된 지역에 있는 현지부품 제조업체 MTA의 공장 가공이 중단됐다. 피아트 클라이슬러그룹(FCA)과 프랑스 르노, 독일 BMW 등 많은 자동차 완성업체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완성차의 생산중단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위크 에너지 컨퍼런스부터 페이스북의 연례 최대 행사인 F8 개발자 회의까지 각종 컨퍼런스는 취소됐고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는 잠정 폐쇄됐으며 자동차 공급업체들은 부품 부족을 염려하고 있다. 제너릭 약품 제조사들은 일부 원재료에 대해 50% 웃돈을 얹어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대규모 기업 투자, 합병 및 고용에 제약을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탠포드대학교의 경제학자 니콜라스 블룸은 “주로 중요한 결정이 보류되는 등 이미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실히 알아낼 때까지 어떤 프로젝트도 승인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 경기는 지난 2월 사상 최악으로 위축됐고 미국의 2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으로 2013년 10월 이후 6년 4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장 129개 기업은 자사 어닝콜에서 코로나19가 올해 실적에 미칠 영향 등을 언급했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은 둔화됐고,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즌7’ 촬영은 중단됐다. 항공사 타격이 가장 컸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5일로 예정된 투자자 미팅을 9월로 미뤘으며 아시아, 유럽 항공사들은 항공편 운항을 취소하고 비용절감 조치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자사 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지난 28일 팔리세이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다른 미국 수출 SUV 생산을 중단했고 구글은 스위스 취리히 지사 직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28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위협은 낮으며 고로 “코로나19가 미국 경제를 침체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주목 받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고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등 지역사회 확산 우려는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언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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