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와 카슈미르 분쟁과 관련해 갈등을 겪는 인도가 인도네시아에서 정제 팜올레인(야자식용유)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대외무역총국은 지난달 팜올레인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결정을 뒤집어 인도네시아에서 110만 톤에 달하는 팜올레인을 들여오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8일 인도는 말레이시아가 카슈미르 분쟁에서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자 보복조치로 팜오일과 팜올레인 수입을 중단했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세계 최대 팜오일 생산국으로 팜오일을 다량 수입하는 인도가 수입을 제한하면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해 10월 31일 기준 인도의 팜오일 수입량은 940만 톤이었다. 또한 지난달 말레이시아의 인도에 대한 팜오일 수출량은 4만6876톤으로 지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인도 당국은 수입업체들에게 말레이시아 대신 인도네시아산 팜오일을 더 많이 수입하길 권고했으며, 실제로 이번에도 인도네시아산 팜올레인만 수입을 허가했다. 익명의 한 수입업자는 “말레이시아산 팜오일을 수입하겠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오로지 인도네시아산을 들여오겠다는 사람들만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인도가 말레이시아산 팜오일 수입을 제한하면서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가 인도네시아에서 팜오일을 더 많이 수입한 탓에 가격이 크게 올라 비싼 가격을 감당하지 못한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가나 등이 말레이시아산 팜오일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인도 뭄바이의 팜오일 무역업자는 “팜오일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가격에 민감한 유럽은 인도네시아 대신 말레이시아산 팜오일을 수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최근 인도네시아가 니켈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에 팜오일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인도네시아산 팜오일에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팜오일은 바이오디젤의 연료로 사용돼 친환경에너지인 것처럼 보이지만 팜오일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산림이 파괴돼 사실은 환경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