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훈/인도네시아 전기차 협의회 고문. 코린도 그룹 부사장
지구 환경 이슈와 관련하여 기후변화 협약, 각 국가 간의 제도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방안, 그에 따른 탄소 배출권 거래제 등 정부 주도의 환경 금융 활성화를 통해 과학자, 지식인, 정치인들이 주도한 수십 년의 노력의 결과로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는 보통사람들에게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위기감 등 많은 인식의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전기차 시대의 도래라고 보인다. 아니 정확한 표현은 부활일 것이다. 왜냐면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사실상 30년이나 앞선 1834년에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주지하다시피 헨리 포드라는 소위 ‘자동차 왕’의 등장과 1920년대 미국 텍사스의 대형유전이 개발되면서 약 100년간의 화석연료 기반의 엔진 시대가 진행 중이다.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단언하기 어려우나 이젠 누구나 향후 10년 이내에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전기차는 아직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1% 미치지 못하지만 이미 엔진 자동차 주력 시장인 유럽 국가들은 이르면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고, 스웨덴의 볼보(Volvo) 자동차는 2019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 선언을 한 바 있으며, 중국은 2009년부터 이미 정책 전환을 통하여 세계 전기차 시장을 제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실제 수치를 보면, 2017년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 약 100만 대 중 이미 70만 대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다. 세계인구 1위(중국), 2위(인도), 4위(인도네시아) 국가들이 위치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중국의 정책이 잘 들어맞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야 한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약 3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 빼앗긴 자원 정보 등을 통해 현재도 일본에 활용당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즉, 목재나 광물자원 개발 그리고 자동차 업계의 전략적 진출 등을 허용함으로써 아직도 사실상 산업적으로는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코위 정부가 들어서면서 소위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을 대내외적으로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수십 년간 이어진 먹이사슬에서 벗어나 자립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다소나마 반전시킬 수 있는 산업으로 전기차가 등장한 것은 인도네시아로서는 정말 다행이라고 판단된다. 마침 한국은 전기차 운용의 효율성 면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며, 에너지 자립 프로그램 개발 분야 등에서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제주도라는 대형 test bed를 통한 경험 수치 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도네시아 전기차 협의회(IEVN – Indonesian Electric Vehicle Network) 발족(2018년 3월 22일, 자카르타 Gran Melia 호텔), 그리고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전기차 협의회(GEAN – Global Electric vehicle Network, 회장: 김대환 제주 엑스포 조직위원장)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국 산업 발전 모델을 함께 만들어 간다는 사실은 향후 양국 정부나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EVN의 조직을 보면 반둥공대 기계공학 교수인 물리요교수(인니 최초의 전기슈퍼카 개발자)가 회장직을 맡음으로써 그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ASTRA 그룹에서 20여년간 혼다 모터스 공장장과 아스트라 농장 부분의 기계화 작업을 주도한 토니 사무총장, 그리고 현업에서 각종 모델의 전기차와 배터리 제작 등을 담당하고 있는 각부문장들로 구성된 분과위원회, 그리고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전기차 정책 로드맵을 디자인하고 있는 사트리요 교수 등 각부문의 베테랑으로 구성되어 그 역할이 기대된다.
올해 5월에 제주에서 개최되는 제주 전기차 엑스포에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참가하여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과 인도네시아 지방정부와 경제특구 그리고 GEAN과의 업무 협약 등을 체결할 예정이다. 9월에는 자카르타에서 국제 전기차 포럼을 개최하여 아세안 10개국 전기차 협의회를 발족하여 IEVN이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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