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로 본 인도네시아 시장 진입 방안

글. 윤석인 라임 이커머스 대표· KOTRA 글로벌 지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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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국의 SK플래닛과 인도네시아 이통사 XL악시아타의 합작법인인 XL플래닛에 검색광고인 CPC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6년 인도네시아에 라임 이커머스를 설립했다.

이후 현지 인력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라임의 모회사인 한국의 ㈜인스브룩크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역직구 형태의 대·중소기업 인도네시아 동반진출 지원사업 수행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KOTRA 케이샵을 라자다, 쇼피, 일레브니아, 토코피디아, 블리블리, 큐텐 등 인도네시아 주요 쇼핑몰과 SNS 채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인스브룩크와 라임은 지난 3년 동안 KOTRA와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지원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온라인시장에서 로컬 제품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파인딩셀러스’ 프로그램을 서비스 해왔다.

파인딩셀러스 프로그램은 한국 중소기업 제품 중 KOTRA 케이샵에 입점한 상품들을 대상으로 인도네시아 시장 안착을 위해 ▲1단계 온라인 역직구 판매, ▲2단계 인기상품 인증, 바이럴 마케팅 추진, ▲3단계 온라인 판매실적 및 인지도 기반 수입원을 매칭하는 중장기 프로그램이다.

2015년 일레브니아 입점 상품들에 대한 해외 배송비 지원 이후 현재까지 상품수 2000여 개, 수출액 1200억 루피아 가량을 달성한 파인딩셀러스 프로그램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어떻게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한국의 많은 기업이 오랜 기간 수출에 도전했지만 삼성·현대·삼양 등 몇몇 대기업 외엔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 제품만을 모은 온라인 케이샵이 제품 수, 수출액 측면에서 계속 성장한 것은 신기한 사실이다.

물론 정부 지원금과 일레브니아 제휴를 통해 물류비, 마케팅비에서 경쟁력을 갖춘 부분도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에는 한국 화장품과 패션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일부 역직구 가능 플랫폼을 제외하면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역직구 가능 오픈마켓도 항공운임과 통관관세 때문에 현지 소비자들은 구매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파인딩셀러스 프로그램의 인기 배경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온라인 셀러의 현지화다.

인도네시아 온라인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엔 ‘스몰 럭셔리’가 있다. 대부분 여성의 온라인 쇼핑 객단가가 15만 루피아 이내로 고가 제품은 온라인에서 잘 구매하지 않지만 용량이 적은 화장품이나 샘플 파우치는 많이 팔리고 있다.

식품 중에서는 삼양 불닭볶음면이 2016년 12월 일레브니아에서 하루에 1만 개가량 팔린 바 있다.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제품도 가격이 저렴하고, SNS나 메신저를 통해 재미있는 영상이 소개되면 구매가 늘어나고 2~3년 지속되면 오프라인 셀러로부터 대량 주문이 생겨난다.

이유인즉,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자리잡은 세계적인 브랜드들도 현지 생산된 저가제품 위주로 유통되기 때문에 한국 제품들도 품질과 브랜드로 일정기간 신뢰가 쌓여야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으로 인식하고 찾는 수요가 생겨나는 것이다.

파인딩셀러스 프로그램의 인기 배경에는 온라인 셀러의 현지화도 있다. 상세 페이지 제작부터 상품 등록, 옵션 및 가격 설정, 기획전 제안, 바이럴 영상 제작까지 온라인 고객 접점 전반을 현지 채용한 온라인 경력직 직원들이 담당하고 대형 판매채널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즉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한국 상품을 인도네시아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다. 현재는 라임 이커머스 직원들뿐만 아니라 개인셀러들을 모집해 상품교육을 실시하고 재고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주요 오픈마켓, 쇼핑몰에서 판매와 함께 SNS를 통한 제품 판촉은 물론, COD(Cash on delivery, 물건 받아본 후 현금 결제)까지 가능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온라인 공략법을 통해 궁극적인 인도네시아 시장진입 전략이 현지 제조·유통임을 인지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내 주요 유통채널의 매대를 점령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부분 현지 생산품이면서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임을 보면 한국 상품들이 갈 길이 멀다. 우선 2~3년 이상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의 판매 경험을 축적하고, 판매 조직과 나아가 제조까지 현지화 해나가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아직 대한민국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2억6000만 명의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