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투자 대상국으로 삼은 펀드들이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인도, 베트남을 이을 차세대 신흥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 베팅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11월 15일 한국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내달 12월 싱가포르 현지법인이 직접 운용하는 ‘한화아세안레전드’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5개 국가를 주요 투자 대상국으로 삼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베팅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한투운용이 내놓은 ‘한국투자VIPC’ 펀드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베트남, 필리핀, 중국의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한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차세대 신흥국을 투자처로 삼는 펀드에 대한 판매사의 수요가 있었다”며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베트남과 중국 외에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판단한 인도네시아를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과거 인도네시아에 베팅하는 상품은 ‘KINDEX인도네시아MSCI’ ETF와 ‘NH아문디올셋인도네시아포커스’, ‘삼성아세안’ 등이 전부였지만 최근 관련 펀드가 줄줄이 출시되면서 인도네시아를 향하는 길이 활짝 열렸다.
운용사들은 인도, 베트남 등을 잇는 차세대 이머징 국가로 인도네시아를 꼽으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일한 인도네시아 ETF를 내놓은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 팀장은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을 활용해 높은 내수 주도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며 “앞으로 꾸준히 높아질 투자 매력을 고려하면 인도네시아 베팅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 2014년 첫 직선제로 당선된 조코 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그의 경제정책 ‘조코노믹스’ 핵심은 인프라 투자다. 2만여 개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항만, 운송 등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 증시도 호조세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에너지, 소재, 금융 등 섹터의 강세에 힘입어 올 들어 13%가량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과열우려는 많지 않다. 내년 이익성장세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편입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 관점에서 본 인도네시아 증시는 올해 EPS(주당순이익) 15.9%, 매출증가율 11.3%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각각 13.2%, 9.4%로 소폭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두 자리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15.8배로 신흥국(MSCI기준)의 12.7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나 인도네시아 경제가 장기간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왔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여전히 5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투자 때 환율에 유의해야 한다. 올해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대체로 JCI지수 수익률을 하회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투자자에게는 불리하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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