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희의 무지개단상(16)
자신이 닭인줄 알고 평생을 닭으로 살다가 죽음을 맞은 한마리 독수리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독수리 알을 발견하여 자기 집 뒤뜰 닭장안에 갖다 놓았더니 어미 닭이 자신의 알과 함께 품어주어서 아기 독수리가 태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아기 독수리는 다른 병아리들과 함께 자라났다.
이 독수리는 평생토록 닭이 하는 짓을 하며 스스로 닭이라고만 여겼다. 땅바닥을 긁어 벌레를 잡아먹고 꼬꼬댁 꼬끼오 소리를 내고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공중으로 두어 자씩만 날곤했다.
세월이 가고 독수리도 퍽 늙었다. 어느날 한가하게 볕을 쬐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먼 하늘에 큼직한 새가 한마리 떠돌고 있었다.
그 새는 튼튼한 날개를 좀처럼 퍼덕이는 일조차 없이 세찬 바람속에서도 우아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늙은 독수리는 커다란 경외감으로 그 새를 바라보며 앞에서 모이를 쪼고 있는 친구닭에게 물었다.
“저 분이 누구지?”
“저 분은 새들의 왕이신 독수리님이야”
친구 닭이 말했다.
“그렇구나, 저렇게 멋있는 분과 사귀고 싶지만, 너나 나나 그 분과는 신분이 다르니 소용없는 생각이겠지?”
이리하여 독수리는 아예 딴 생각을 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이 닭이라고만 여기다가 삶을 마쳤다’
평범한 닭과는 달리 멀리 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이 있었지만 자신안에 어떤 잠재력이 있는 줄도 모르고 평생을 닭으로만 살다가 삶을 마친 독수리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자신의 본질을 깨닫고 자신안에 이미 하나님이 부여한 잠재능력을 발휘하도록 날개짓을 세차게 했다면 멋지게 창공을 날아 올랐을 독수리가, 위풍당당하게 하늘을 세차게 나는 다른 독수리를 그저 부러워만 하다가 일생을 마친 독수리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겸허히 돌아보게 해서 좋다.
물론 창공을 나는 독수리보다 주어진 마당뜰에서 모이를 쪼아먹으며 한가하게 사는 닭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예화에서 우리에게 던져주고자 하는 교훈은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주신 잠재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 오늘의 내 모습보다 더 나은 내일의 내 모습을 만들 수 있음에도 내 안에 있는 잠재능력이나 비상할 수 능력을 사장하고 현실에만 안주하는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역사속에서나 현세대에서나 한번 태어난 인생을, 자신이 타고난 능력과 기량을 맘껏 발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자신에게는 보람이요 주위에도 그 능력으로 도움을 주며 사는 이가 많다.
반면 많은 잠재능력은 타고 났음에도 그 능력계발에는 관심없이 현실에 안주하여 하루 하루의 시간을 낭비하며 살다가 자신도 불행이요 주위에도 폐가 되는 사람도 많다.
예화속의 독수리가 한번만이라도 세차게 창공을 박차고 올라 뛰어난 비행능력과 속도를 자신도 소유하고 있음을 알았다면, 또 날마다 더 노력하여 하늘 더 높이 비행고도를 높여가는 기쁨을 만끽했다면 닭으로만살았던 인생과는 비교할 수 없었던 보람과 행복감으로 충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자신안에 주어진 능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계발하려는 의지도 없이 평생을 땅만 밟고 살다가 그 엄청난 잠재능력을 그대로 안고 죽음을 맞았기에 아쉬움이 더 진한 것이다.
때때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 닭같아 보일지라도, 세상에 하나뿐이 없는 특별하고도 존귀한 우리 자신의 존재가치와 잠재능력을 올바로 인식하고 하루 하루의 시간을 독수리처럼 비상을 꿈꾸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는 반드시 오는 법이다.
손은희 작가(하나님의 퍼즐조각 저자, 자카르타 거주)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