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주정부, 혐오 논란 공포영화 ‘아쿠 하루스 마티’ 옥외 광고 전격 철거

공포 영화 '아쿠 하루스 마티(Aku Harus Mati, 번역명: 나는 죽어야 한다)'의 대형 홍보 현수막

시민 불안 조성 및 심리적 악영향 우려로 주요 교차로 등 3곳에서 철거 완료
제작자 이웻 라마단 “당국 사전 심의 거친 합법적 광고… 도덕적 메시지 주목해야”

[자카르타=본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특별주 주정부(Pemprov DKI)가 도심 곳곳에 설치되어 시민들에게 불안감과 혐오감을 조성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아온 공포 영화 ‘아쿠 하루스 마티(Aku Harus Mati, 번역명: 나는 죽어야 한다)’의 대형 홍보 현수막과 전광판 광고를 전면 철거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공공장소의 시각적 환경과 시민의 심리적 안정을 보호하기 위한 주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이 이루어진 가운데, 해당 영화의 제작사 측은 당국의 철거 압박이 아닌 예정된 마케팅 수순일 뿐이라며 엇갈린 입장을 내놓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자카르타 DKI 공공질서 단속반(Satpol PP)은 언론과의 서면 및 전화 인터뷰를 통해 논란이 된 영화의 옥외 광고물 철거가 완료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광고는 ‘붉은 눈을 가진 파란 생명체’라는 기괴하고 섬뜩한 이미지와 함께 ‘나는 죽어야 한다’는 다소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문구를 전면에 내세워 시민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사트리아디 반장은 “광고를 게재한 대행사 측과 사전에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으며, 조속한 철거를 요구하는 주정부의 방침에 대행사가 동의하여 직접 현수막을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까지 철거가 완료된 곳은 유동 인구가 많은 서자카르타의 푸리 켐방안 거리를 비롯해 서자카르타 줌바탄 간퉁(현수교) 구역인 단 모곳 11km 지점, 그리고 중부 자카르타의 하르모니 교차로에 위치한 경찰 초소 등 총 세 곳이다.

사트리아디 반장은 “현재까지 주요 지점 세 곳의 철거를 마무리했으며, 향후 추가적인 게재 위치가 파악되거나 관련 정보가 입수될 경우 즉각적으로 단속과 철거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자카르타 DKI 주지사 특별 보좌관인 유스티누스 프라스토워는 공공장소에서의 시민 편의와 심리적 안정을 지키는 것이 주정부의 당연한 의무임을 거듭 강조했다. 유스티누스 보좌관은 “공공장소는 특정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어린이를 포함하여 모든 연령대와 계층의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친근한 공간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며, “따라서 도심에 게재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자료 및 광고물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시각적 적절성과 시민들이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영향을 반드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앞으로도 도심 내 다른 지점에서의 유사 광고 게재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며, 관련 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부적절한 광고물이 발견될 경우 강력한 행정 조치를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주정부는 이번 단속이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자카르타 공공장소의 질서와 환경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영화 제작자 “외부 압박 아닌 예정된 절차… 소모적 논쟁 피할 것”

반면, 이 같은 주정부의 강경한 조치와 여론의 비판에 대해 영화 ‘아쿠 하루스 마티’의 제작자인 이웻 라마단은 사뭇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번 광고물 철거가 주정부나 외부의 압박에 의해 강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웻은 “현재 진행된 광고 자료 철거는 당초 제작사와 마케팅팀이 사전에 수립해 둔 홍보 전략 및 일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문제의 현수막과 전광판 디자인이 대중으로부터 다양한 반응과 논란을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사 측은 게재 이전부터 관련 법규와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해 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논란이 된 포스터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영화 홍보 자료는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에 인도네시아 영화심의위원회(LSF)와 지식재산권총국(DJKI) 등 정부 공식 기관의 엄격한 심사 및 승인 절차를 모두 통과한 합법적인 결과물”이라며, “우리 영화의 모든 자료를 검토하고 승인해 준 해당 기관들에게 전체 출연진과 제작진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제작사가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사회적 감수성에 무관심하다는 일각의 거센 비판에 대해서도 이웻은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소셜 미디어상에서 벌어지는 비난 여론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은 고도의 계산된 방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웻은 “우리는 발생한 이슈에 대해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싶지 않았다.

성급하게 산발적으로 대응하다 보면 오히려 더 큰 실수를 범하거나, 영화의 본질을 흐리는 소모적인 소셜 미디어상의 싸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법적인 규정을 철저히 따르고 정해진 마케팅 단계를 밟아 모든 상황이 명확히 정리된 후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대중들이 영화의 자극적인 제목이나 단편적인 광고 이미지만으로 작품 전체를 평가하지 말아 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이웻은 “단순히 ‘나는 죽어야 한다’는 제목과 포스터의 시각적 요소만으로 이 영화가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깊은 도덕적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며, “이번 광고 철거는 우리 영화의 홍보가 다음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부디 극장을 직접 찾아 영화를 관람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충분히 공부하고 이해한 뒤에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평가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비즈니스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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