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자카르타 선거에서 공개된 모든 기관의 개표 결과는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이하 아혹) 후보가 승리한것으로 나타났지만, 득표율이 4% 미만 적은 아니스 바스 웨단(이하 아니스) 후보는 마음속으로 승리를 외쳤을지도 모른다. 4월에 실시될 두 번째 선거는 결선 진출에 실패한 아구스 하리무트리 유도요노(이하 아구스)의 표가 누구에게 갈 것인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Indonesia-investments.com의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선거에서 아혹이나 아니스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다음 선거에서도 처음 그대로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구스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아혹, 아니스, 무효표라는 세 가지 선택권이 생겼다.
아구스가 통일개발당, 국민계몽당, 국민수권당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구스 지지자들의 다수는 다음 선거에서 아니스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미 널리 알려졌다시피, 현 자카르타 주지사인 아혹은 중국계인 데다가 기독교인이며, 더군다나 이슬람 모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는 아혹에게 커다란 방해요소이며, 많은 아구스 지지자들은 아니스에게 더 가깝다고 느낄지 모른다.
이번 선거에서 아니스는 이슬람 정당으로 알려진 그린드라당과 번영정의당의 지지를 받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총재다. 그는 2014 대선 당시 조코위 대통령의 라이벌이었으며, 조코위 대통령은 아혹의 동맹으로도 알려져 있다. 만약 아니스가 주지사에 당선된다면 아니스와 수비안토는 조코위 대통령의 계획에 개입할 우려도 있다.
전 세계 다수의 언론은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가 종교적 관용과 다원성 포용을 측정하는 척도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이번 개표 결과는 자카르타에 상당히 구분 혹은 분리된 공동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시위나 폭력 사태가 없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가 상대적으로 단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첫 라운드에서 승자가 없는 가운데 두 번째 라운드는 더욱 격렬하고 감정적인 대결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