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특집]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부터 계곡까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 노선 7선

인도네시아는 단순히 풍부한 관광지를 보유한 국가를 넘어, 철도 여행을 통해 경이로운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드넓게 펼쳐진 논과 푸른 바다, 그리고 험준한 산맥을 가로지르는 녹색 계곡까지, 인도네시아의 기차 여행은 여행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다채로운 풍경 덕분에 단순한 이동 수단이었던 기차는 창문 너머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감상하는 하나의 ‘관광 코스’로 변모했다. 만약 인도네시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기차 노선을 이용해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마치 휴가를 떠나는 듯한 설렘과 감성을 선사하는, ‘반드시 타봐야 할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 노선 7곳’을 소개한다.

  1. 자카르타반둥 (Jakarta–Bandung) 노선

자카르타-반둥 노선은 인도네시아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가장 사랑받는 노선 중 하나다. 이 여정은 서부 프리아응안(Priangan Barat)의 구릉지대와 평화로운 논, 그리고 서자바(Jawa Barat) 지역의 광활한 계곡들을 가로지른다.

이 노선의 백미는 기차가 푸르와카르타(Purwakarta)와 파달라랑(Padalarang) 지역을 통과하는 순간이다. 1906년 5월 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유서 깊은 이 구간은 아찔한 높이의 교량과 긴 터널, 그리고 고지대에서 내려다보는 첩첩산중의 풍경으로 가득 차 있다.

  • 고지대 풍경: 푸르와카르타역을 지나면 기차는 가파른 경사를 오르며 언덕 능선을 따라 굽이굽이 나아간다. 이때 차창 밖 멀리 자틸루후르(Jatiluhur) 댐의 웅장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기록적인 교량과 터널: 이 노선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역으로 사용되는 철도 교량 중 가장 높은 ‘치소망(Cisomang) 대교’(높이 약 100m)와 가장 긴 현역 철도 터널인 ‘사삭사앗(Sasaksaat) 터널’(길이 949m)을 통과하며 스릴 넘치는 경험을 제공한다.
  • 대미를 장식하는 풍경: 파달라랑의 대곡선 구간에 들어서면 푸른 논밭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자연경관의 정점을 찍는다.

여행객은 일정에 따라 다양한 열차를 선택할 수 있다. 고속철도 ‘우시(Whoosh)’는 약 30~45분 만에 주파하는 가장 빠른 옵션이며, ‘아르고 파라햐응안(Argo Parahyangan)’과 같은 일반 열차는 약 3시간 동안 느긋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더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약 4시간이 소요되는 ‘KA 치쿠라이(Cikuray)’도 훌륭한 선택지다.

  1. 보고르수카부미치안주르 (Bogor-Sukabumi-Cianjur) 노선

서자바에서 가장 오래된 노선 중 하나인 이 구간은 1883년 5월 10일, 국영철도회사(Staatsspoorwegen, SS)에 의해 완전 개통되었다.

  • 계곡과 산의 조화: 보고르 팔레당(Bogor Paledang)역을 출발해 마셍(Maseng)역으로 향하면 승객들은 치사다네(Cisadane) 강 계곡의 수려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치곰봉(Cigombong)역에 가까워질수록 웅장한 살락(Salak)산과 팡랑오(Pangrango)산이 배경을 채우며 완벽한 그림을 완성한다.
  • 역사적인 터널: 수카부미를 지나면 기차는 목가적인 시골 풍경 속으로 진입하며, 1882년부터 사용된 서자바 최고령 현역 터널인 ‘람페간(Lampegan) 터널’(686m)을 통과한다.

이 노선은 ‘KA 팡랑오(Pangrango)’ 또는 ‘KA 실리왕이(Siliwangi)’ 열차를 이용해 즐길 수 있다.

  1. 치찰렝카반자르 (Cicalengka-Banjar) 노선

1887년부터 1894년 사이 건설된 치찰렝카-반자르 노선은 당초 험준한 산악 지형과 산사태 위험으로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난관을 극복하고 실현된 기적 같은 노선이다.

  • 가장 높은 역: 치찰렝카를 지나면 선로는 가파르게 상승하여 해발 848m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높은 현역 기차역인 ‘나그렉(Nagreg)역’에 도달한다.
  • 구불구불한 언덕길: 만달라왕이(Mandalawangi)산 경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가파른 언덕길을 지나며,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한 레박제로(Lebakjero)역을 통과한다.
  • 상징적인 명소: 말발굽 모양의 카둥오라(Kadungora) 대곡선 구간과 위로는 기차가, 아래로는 자동차가 다니는 독특한 구조의 ‘치라홍(Cirahong) 대교’는 이 노선의 상징이다.

‘KA 아르고 윌리스(Argo Wilis)’, ‘KA 말라바르(Malabar)’ 등 다양한 열차가 이 구간을 운행한다.

  1. 프루푹푸르워케르토크로야 (Prupuk-Purwokerto-Kroya) 노선

자바 남부 횡단 주요 노선인 이 구간은 반둥을 거치지 않고 자카르타와 족자카르타, 수라바야를 잇는 지름길 역할을 한다. 펨바리산(Pembarisan) 산맥과 슬라멧(Slamet)산 기슭의 풍경이 압권이다.

  • 구불구불한 언덕길: 프루푹을 지나 부미아유(Bumiayu)역까지 이어지는 오르막 구간에서는 이 노선 최장 교량인 ‘사칼리벨(Sakalibel) 대교’(298m)를 건너게 된다.
  • 완벽한 풍경: 계단식 논과 울창한 숲, 그리고 멀리 보이는 슬라멧산의 전경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 스라유 계곡: 푸르워케르토 이후에는 비교적 평탄한 지형이 이어지며, 노톡(Notog) 터널과 스라유강을 가로지르는 라왈로양(Rawaloyang) 철교, 케바센(Kebasen) 쌍둥이 터널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KA 아르고 라우(Argo Lawu)’, ‘KA 탁사카(Taksaka)’ 등의 우등 열차를 통해 쾌적하게 여행할 수 있다.

  1. 페칼롱안세마랑 (Pekalongan-Semarang) 노선

자바 북부 해안(Pantura)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노선으로 논, 농장, 도시, 숲은 물론 바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풍경이 특징이다. 1897~1898년경 트램 노선으로 시작해 1911년 중량 철도로 개량되었다.

  • 해변 역: 바탕(Batang)에서 크렝셍(Krengseng) 구간은 바다와 맞닿을 듯 가깝게 달리는 구간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유일의 해변가 기차역인 ‘플라부안(Plabuan)역’은 철도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사진 촬영 명소로 꼽힌다.
  • 현대적인 풍경: 기차 안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규모의 바탕 화력발전소(PLTU Batang) 또한 이색적인 볼거리다.

‘KA 아르고 브로모 앙그렉(Argo Bromo Anggrek)’, ‘KA 아르고 무리아(Argo Muria)’ 등을 이용하면 북부 해안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1. 블리타르말랑방일 (Blitar-Malang-Bangil) 노선

지도상에서 주머니와 같은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는 이 노선은 크르토소노-방일(Kertosono-Bangil) 주요 구간의 우회로 역할을 한다. 평지를 달리는 다른 노선들과 달리, 험준한 산악 지형을 통과하며 웅장한 자연미를 뽐낸다.

  • 협곡과 다리의 향연: 이 노선은 깊은 계곡과 높은 다리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포흘가제(Pohgajih) 철교와 라하르(Lahar) 철교를 지날 때는 아찔한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의 절경이 승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 터널과 저수지: 이카박티카랴(Eka Bakti Karya) 터널과 드위박티카랴(Dwi Bakti Karya) 터널을 지나며, 수티아미(Sutami) 저수지의 거대한 물줄기(Karangkates 댐)를 조망할 수 있다.
  • 화산 뷰: 날씨가 맑은 날에는 웅장한 스메루(Semeru)산과 카위(Kawi)산, 아르주노(Arjuno)산 등 자바 동부의 대표적인 화산들을 차창 밖으로 감상할 수 있다.

‘KA 가자야나(Gajayana)’, ‘KA 말라바르(Malabar)’, ‘KA 마타르마자(Matarmaja)’ 등의 열차가 이 험준하고도 아름다운 길을 달린다.

  1. 젬버바뉴왕이 (Jember-Banyuwangi) 노선

마지막으로 소개할 노선은 자바섬의 동쪽 끝으로 향하는 젬버-바뉴왕이 구간이다. 이 노선은 인도네시아 철도 여행의 숨겨진 보석과도 같다.

  • 구미티르 산맥 관통: 기차는 짙은 녹음이 우거진 구미티르(Gumitir) 산맥을 관통한다. 이 지역은 울창한 커피 농장과 열대우림으로 뒤덮여 있어, 마치 정글 속을 탐험하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 역사적인 터널과 다리: 1902년에 완공된 690m 길이의 므라완(Mrawan) 터널과 그 직후에 나타나는 높은 철교는 이 노선의 하이라이트다.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펼쳐지는 숲과 계곡의 파노라마는 여행의 피로를 잊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KA 스리 탄중(Sri Tanjung)’, ‘KA 판다능안(Pandanwangi)’, ‘KA 무티아라 티무르(Mutiara Timur)’ 등을 통해 자바섬 동쪽 끝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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