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분식과 닮은 인도네시아 길거리 음식 문화

JIKS 11 / 김온유

인도네시아의 길거리에는 언제나 풍성한 냄새와 활기찬 소리가 가득하다. 해가 질 무렵이면 거리 곳곳에서 작은 손수레가 등장하고, 지글지글 기름에 튀겨지는 소리와 함께 군침 도는 향이 퍼진다. 이러한 풍경은 한국의 포장마차 거리와 많이 닮아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길거리 음식을 ‘자자난 까끼 리마’라고 부른다. ‘까끼 리마’는 ‘다섯 발’이라는 뜻으로, 보도 옆에서 손수레로 음식을 파는 모습을 가리킨다. 이들은 주로 학교 앞, 시장,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바쁜 일상 속에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메뉴로는 나시고렝, 미고렝, 사떼, 그리고 박소가 있다. 나시고렝은 한국의 볶음밥처럼 밥을 간장 소스로 볶은 음식이고, 미고렝은 인도네시아식 볶음면이다. 사떼는 고기를 꼬치에 꽂아 숯불에 구운 뒤, 달콤한 땅콩소스를 곁들여 먹는 요리로, 위키백과에 따르면 사떼는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국민 음식 중 하나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이러한 인도네시아의 길거리 음식 문화는 여러 면에서 한국의 분식 문화와 닮아 있다. 한국의 포장마차나 분식집 역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학교 앞이나 지하철역 근처 등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떡볶이, 김밥, 튀김 같은 음식들이 한국 사람들에게 ‘간단하지만 따뜻한 한 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인도네시아의 길거리 음식도 바쁜 일상 속에 여유를 주는 음식이다.

현지 매체 IDN Time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에게 길거리 음식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라고 한다. 출퇴근길이나 밤 늦은 시간에도 쉽게 찾을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 학생과 직장인 모두에게 인기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분식 문화와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여행자들이 인도네시아 길거리 음식을 접할 때는 다양성이 가장 흥미롭게 느껴진다. 특히 사떼와 미고렝은 비교적 익숙한 재료로 만들어져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인도네시아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이런 음식들을 쉽게 맛볼 수 있다. 길거리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정서를 보여주는 문화적 상징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길거리 음식은 친구를 만나거나 잠시 쉴 때 찾는 ‘생활의 쉼표’이자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한국에서 분식집이 지니는 의미와도 닮아 있다.

두 나라의 음식 문화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가격이 저렴하고 이동 중에도 쉽게 즐길 수 있으며, 사람 냄새 나는 정겨운 장소에서 판매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현지 언론 The Jakarta Post는 “길거리 음식은 인도네시아 사회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자 세대 간 교류의 공간”이라고 전했다. 이는 한국의 포장마차 문화가 가지는 의미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인도네시아의 길거리 음식은 현지인들의 일상을 담은 ‘생활 문화’이자, 한국인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경험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분식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음식 문화는 서로 통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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