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정다운 이들이 하나 둘
별이 되어 떠났다
함석집 할머니,
탱자나무집 아저씨,
고향을 떠나 살던 젊은이들이
반딧불 같이 깜빡이다
낯선 땅에서 지기도 여럿,
저녁이면 개들마저 더 소란하던 마을
이제 집집마다 불 하나 켜면 되었다
불 켜는 이 없는 집들은
더 이상 돌아올 이도 없게 되었다
기다리다 지친 이들이 웅크린 마을
별들은 밤마다 어슴푸레 여위어 가고
끝내 돌아갈 곳 없을 절망감이
그 칠흑보다 깊은 어둠 속에 나를 고립시켰다
* 글쓴이 김현숙은 제17회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엄마의 뜰>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시작 노트:
지난달, 자바의 “별밤지기”를 자처하던 고 이태복 시인의 장례식이 끝났습니다. 그는 자카르타에서 중부자바, 살라띠가로 거처를 옮기면서 <사산 자바문화연구소>를 열고 시집 『자바의 꿈』과 『소설 암바라와』를 남겼습니다. 강렬했던 10여 년의 자바 생활이 어느새 별이 되어 “반딧불 같이 깜빡이”고 있습니다. 그는 낯선 자바에다 고향 땅 예천을 심었습니다. 더는 낯설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그가 일구어 놓은 연구원 곳곳에 베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도 낯선 땅에서 지기도 여럿”, 이제 “불 켜는 이 없는 집들은/더 이상 돌아올 이도 없게 되”어 버린 그의 연구원을 떠나면서, 이 무한 고립의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자바의 무성한 별은 알고 있을까요?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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