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민의 날, 시멘트 퍼포먼스로 얼룩진 농심… “토지 개혁 이행하라”

제65회 전국 농민의 날인 지난 24일, 자카르타 중심가에서 인도네시아 농민들의 절박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특히 리아우(Riau)주 출신 농민이 자신의 몸을 시멘트로 고정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를 벌이며, 지지부진한 토지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각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2025년 9월 24일 수요일, 자카르타 중부 파퉁 쿠다(Patung Kuda) 지역에서 열린 이번 시위에는 인도네시아 농민 조합(Serikat Petani Indonesia, SPI)을 비롯한 다수의 농민 단체와 시민 사회,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년간 해결되지 않은 토지 분쟁과 농민의 권리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거리로 나섰다.

몸 시멘트로 고정… 저항의 상징이 된 농민

시위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인도네시아 농민 연합(Aliansi Petani Indonesia) 소속 농민 리드완(Ridwan) 씨의 ‘몸 시멘트 고정 퍼포먼스’였다. 그는 허리 높이의 틀 안에 들어가 시멘트와 흙 혼합물에 하반신을 묻었다.

이 행위는 토지 문제에 묶여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농민들의 고통과 굳건한 저항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시위대는 이 외에도 부패와 담합을 비판하는 의미로 검은 양복을 입은 대형 쥐 인형을 등장시키고,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자신들의 노고를 알리기 위해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길거리에 쌓아두기도 했다.
자카르타 민주주의를 위한 전국 학생 연맹(Liga Mahasiswa Nasional untuk Demokrasi, LMND)의 베트란 술라니(Betran Sulani) 회장은 “이번 시멘트 퍼포먼스는 리아우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전역의 토지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누적된 실망이 표출된 것”이라며 시위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 직접 만나겠다”… 정부 대응에 회의적인 농민들

시위가 격화되자 대통령 비서실(Kementerian Sekretariat Negara)은 농민 대표 15명을 면담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러한 형식적인 소통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진 적이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베트란 회장은 “우리는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 땅의 문제를 우리 입으로 직접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최고 책임자의 직접적인 관심과 해결 의지를 요구했다. 시위대는 대표단의 면담과 별개로 시멘트 퍼포먼스를 계속 이어가며 강한 투쟁 의사를 밝혔다.

인도네시아 농민 조합(SPI), 6대 요구사항 발표

이번 시위를 주도한 인도네시아 농민 조합(SPI)은 정부에 다음과 같은 6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1. 토지 분쟁 해결 및 농민에 대한 범죄화 중단
2. 농장 및 임업용 토지를 토지개혁대상토지(Tanah Objek Reforma Agraria, TORA)로 지정
3. 2023년 제62호 토지 개혁 관련 대통령령 개정
4. 식량법, 임업법 등 개정 및 원주민 공동체법 제정 추진
5. 옴니버스법(UU Cipta Kerja) 폐지
6. 전국 토지 개혁 위원회 및 전국 농민 복지 위원회 설립

한편, 이날 시위로 인해 메단 메르데카 슬라탄(Medan Merdeka Selatan) 도로가 한때 통제되었으며, 당국은 시위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8천여 명의 합동 인력을 배치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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