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디지털 전환과 AI로 경제 도약 가속화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Airlangga Hartarto) 경제조정부 장관이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5회 AI 혁신 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 2025.09.16

[자카르타=한인포스트 ]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을 지목하고, 관련 정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아세안(ASEAN) 지역 내 디지털 경제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2045년 선진국 진입이라는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Airlangga Hartarto) 경제조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5회 AI 혁신 서밋 2025’에서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KORIKA, Komite Nasional Kecerdasan Artifisial)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아이르랑가 장관은 “디지털화와 AI는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핵심 열쇠”라며 포용적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가 발표한 17개 경제 정책 패키지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디지털 인재 양성 및 인적 자원(SDM) 개발

정부는 고용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경쟁력 있는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대졸자를 대상으로 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핵심적으로 추진, 대학과 산업 현장 간의 연계(Link and match)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이르랑가 장관은 “이제 디지털 역량은 특정 기술 분야를 넘어 모든 학문 분야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강조하며, 전방위적인 디지털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 중소기업(UMKM)의 디지털화 지원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역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정부는 자카르타의 타나 아방(Tanah Abang)과 블록 M(Blok M)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 두 곳을 시범 사업지로 지정했으며, 이곳을 디지털 기반 중소기업 육성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시범 프로젝트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인도네시아 내 15개 주요 도시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3. 아세안 디지털 경제 주도 및 국제 협력

인도네시아는 역내 디지털 경제 질서 구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기본 협정인 ‘아세안 디지털 경제 기본 협정(DEFA, ASEAN Digital Economy Framework Agreement)’ 수립을 이끌고 있으며, 2025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협정이 완성되면 2030년까지 아세안 역내 경제 규모는 현재의 두 배인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인도네시아는 최대 7,000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4. 국가 AI 전략 실행 및 인프라 구축

AI 분야에서도 인도네시아의 행보는 빠르다. 유네스코(UNESCO)와 협력하여 아세안 국가 중 최초로 ‘AI 준비도 평가(AI Readiness Assessment)’를 완료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 AI 전략(Strategi Nasional AI)’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 전략은 정책, 윤리, 인재 개발 등 7개 핵심 분야를 포괄한다.

정부는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5G 네트워크, 팔라파 링(Palapa Ring) 광대역 통신망, 기지국(BTS) 건설 및 저궤도 위성 활용 등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5. 미래 산업 육성: 반도체 다운스트림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다운스트림(hilirisasi, 후방산업) 육성에도 시동을 걸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반도체 조립, 테스트, 패키징(ATP) 분야에서 수출 역량을 확보했으며, 다음 단계로 고부가가치 분야인 칩 설계 역량을 키워 국가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이르랑가 장관은 “모든 혁신의 중심에는 포용적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모든 국민이 소외되지 않고 디지털화와 AI가 가져올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의 문을 활짝 열어둘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는 인재 양성부터 인프라 구축, 국제 협력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디지털 경제 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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