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차량세, 아세안 최고 수준 “산업 경쟁력 저해” 경고등

'가이킨도 인도네시아 국제 오토쇼(GIIAS) 2025' 현대자동차 전시관에 많은 관람객들은 업그레이된 차량 기능과 서비스 혜택을 살펴보고 있다. BSD 인도네시아 컨벤션 전시장(ICE). 2025.7.24.사진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관련 세금이 주변 경쟁국인 태국, 말레이시아에 비해 월등히 높아 자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도한 세금 부담이 소비자 구매력을 억제하고, 이는 곧 내수 시장 침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Gaikindo)의 쿠쿠 쿠마라 사무총장은 최근 산업부 주최 행사에서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세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라며 현 조세 제도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수년 전 미국 자동차 위원회 대표로부터 같은 지적을 받고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히며,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차량 보유세 부담은 주변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협회에 따르면, ‘국민차’로 불리는 토요타 아반자 모델의 경우 인도네시아 내 연간 세금은 약 500만 루피아에 달한다.

반면, 동일 모델이 말레이시아에서는 약 50만 루피아, 자동차 생산 허브인 태국에서는 약 15만 루피아의 세금만 부과돼 각각 10배에서 3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높은 세금의 원인으로는 복잡하고 중층적인 조세 구조가 꼽힌다. 인도네시아에서 차량 한 대를 구매할 때 소비자는 중앙정부에 사치품 판매세(PPnBM)와 부가가치세(PPN)를, 지방정부에 자동차 소유권 이전세(BBNKB)와 연간 자동차세(PKB) 등을 납부해야 한다.

이 모든 세금이 누적되면서 차량 최종 판매 가격(On-the-road Price)의 약 40%가 세금으로 채워지는 실정이다. 이는 경쟁국인 태국의 차량세 비중(3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I) 경제사회연구소의 리얀토 선임 연구원은 특히 최대 12.5%에 달하는 ‘자동차 소유권 이전세(BBNKB)’와 태국(7%)보다 높은 11%의 ‘부가가치세(PPN)’가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명백히 비싼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한 세율 인하라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처럼 높은 세금 장벽이 내수 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쿠마라 사무총장은 “국민들의 차량 구매 의사는 충분하지만, 과도한 세금으로 인한 높은 가격이 구매력을 억제하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나 태국 소비자들이 훨씬 적은 부담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경쟁력 회복을 위한 조세 제도 재검토를 서둘러야 한다”고 정부의 정책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높은 세금이라는 족쇄에 묶인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정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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