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주택, 외국인 대상 보이스피싱 본거지… 11명 체포

금융분야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 앞으로 소비자들이 통장·카드 없이 주민등록번호만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무통장입금 거래를 할 때 1회 한도는 50만원으로 축소되며,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때 안면인식 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본인확인 절차가 강화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분야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자카르타의 한 고급 주택이 외국인을 겨냥한 국제 온라인 사기 범죄의 본거지로 활용된 사실이 드러나 현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남부 자카르타 경찰은 지난 24일, 중국 경찰을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중국 국적자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남부 자카르타 칠란닥 르박 불루스(Lebak Bulus) 지역의 2층짜리 고급 주택을 임차해 범죄 아지트로 꾸몄다. 이들은 올해 3월부터 주택을 빌려 약 4~5개월간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이웃 주민들의 기지로 적발됐다. 외국인들이 드나들며 밤낮으로 수상한 활동을 벌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며칠간의 잠복과 탐문 수사 끝에 지난 24일 오후 6시 30분경 주택을 급습했다.

현장은 국제 사기 조직의 작전 본부를 방불케 했다. 경찰은 주택 내부에서 아이폰 등 휴대전화 수십 대, 노트북, 다량의 유심카드 등 범행에 사용된 통신 장비와 함께, 중국 경찰 제복 1벌, 권총 모양 라이터, 중국어로 된 각종 문서, 외부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방음 부스 5개를 발견해 압수했다.

남부 자카르타 경찰서장 니콜라스 아리 릴리팔리 총경은 3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의자들은 중국 우한시 경찰을 사칭해 주로 자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택 2층의 한 방을 중국식 장식물로 꾸며 마치 현지 경찰서 사무실처럼 위장한 뒤, 경찰 제복을 입고 피해자들과 영상 통화를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체포된 용의자 11명은 모두 중국 국적자로 확인됐으나, 현재 출입국 관련 서류를 전혀 소지하고 있지 않아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민국 관계자는 “이들이 체포될 경우를 대비해 입을 다물도록 사전에 교육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네시아어나 영어를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 사기를 넘어선 국제 범죄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인터폴 등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범죄 거점으로 선택된 배경과 배후 조직의 전모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체포된 11명에게는 정보통신법 위반 및 사기 혐의와 더불어 출입국 관련 법규 위반 등 여러 혐의가 적용될 예정이다. 경찰은 해당 주택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추가 공범 및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한국 인도네시아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