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마약 남용 ‘심각’…마약 사용자 330만 명, 연간 유통 500조 루피아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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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마약청 업계 보고서 실태 공개…지역별 편차 심각, 포괄적 대응 시급

인도네시아가 국가적 마약 남용 문제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는 공식 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며 사회 각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마약청(BNN RI) 마르티누스 후콤 청장은 최근 자카르타 스나얀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DPR RI) 제3위원회 업무 회의에서 2023년 마약 유병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인도네시아 내 마약 남용자가 약 333만 명에 달한다고 공식 밝혔다.

이는 전체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1.73%에 해당하는 수치로, 마약 문제가 일부 계층에 국한된 위험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마르티누스 청장은 인도네시아 내 마약 유통의 막대한 경제적 규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마약 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자금 규모는 무려 500조 루피아(한화 약 4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마약 조직들이 이미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견고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마약 유통망이 해상,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 각종 비공식 경로까지 활용하며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역별 마약 유병률 편차 역시 매우 두드러져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뒷받침한다. 국가마약청의 추가 자료에 따르면 북수마트라주가 6.5%의 유병률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고, 남수마트라주(5.0%), 자카르타 특별수도지역(3.3%), 중앙 술라웨시주(2.8%), 족자카르타 특별자치주(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마약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급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마약 단속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맞춤형 예방활동과 관리·감독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관점에서도 마약 남용 문제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9,600만 명이 마약을 남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 대비 5.8%에 달한다. 대마초 남용 인구만 2억 1,9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마르티누스 청장은 인도네시아 역시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했다. 최근 해상 밀수, 신종 합성 마약의 온라인 유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마약 공급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공조와 치밀한 국경 단속의 필요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BNN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단속은 물론, 교육 확대 및 재활 프로그램 강화, 관계부처 및 민간과의 협력을 포함한 다각적 전략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르티누스 청장은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정, 학교, 직장 등 사회 모든 계층의 적극적 참여와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경을 넘는 마약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예산 증액과 국제사회와의 협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BNN 공식 발표가 인도네시아 사회가 직면한 마약 문제의 복합성과 위험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한다.

방대한 자금이 오가는 국내 마약 시장을 저지하고, 늘어나는 남용 인구를 줄이기 위한 포괄적·체계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 강화와 사회 전 구성원의 협력이 동반될 때 비로소 마약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국가마약청의 보고서는 정부와 시민사회, 나아가 국제사회가 함께하는 통합적 노력이 요구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인도네시아의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 실현을 위한 인도네시아의 여정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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