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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환율, 1998년 이후 최저치…절하율은 당시보다 낮아
* 수입물가 상승 따른 실물경제 타격 우려…BI, 환율 안정 의지 강조
최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16,600 루피아 선까지 하락하며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1998년과 같은 심각한 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실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개혁센터(CORE)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환율이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수치만으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당시와 지금의 경제 여건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루피아화 가치가 달러당 2,500 루피아 수준에서 16,000~17,000 루피아까지 폭락했던 점을 언급하며, 당시 절하율이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고 설명했다.
현재 루피아화는 약 15,000 루피아 선에서 16,600 루피아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파이살 이사는 “절하율의 퍼센트 차이만 봐도 1998년 위기와 현재 상황의 충격 규모는 분명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 루피아 약세, 실물 경제 부담 가중 우려
하지만 인도네시아 경제개혁센터(CORE) 담당자는 현재의 루피아 약세가 1998년 수준은 아닐지라도 여전히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루피아 가치 하락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산업 분야에서 원자재, 보조재, 자본재 등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루피아 약세는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생산비 상승을 유발해 국내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대두, 마늘, 밀가루, 설탕 등 주요 식료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루피아 약세는 이들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결국 국민의 구매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개혁센터(CORE) 담당자는 “수입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국민 구매력을 압박할 것”이라며 “이는 소비와 생산 위축을 통해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단기적인 급격한 환율 변동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통화정책 역량 집중
이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제법률연구소(Celios) 담당자는 “BI가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루피아 약세 심화를 막기 위한 통화정책 운영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 BI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2월 말 기준 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액은 1,545억 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약 6.6개월치 수입액 또는 6.4개월치 수입액과 정부 외채 상환액을 합한 규모에 해당하며, 국제 권고 기준인 3개월치를 크게 상회한다.
중앙은행 BI 정책부 소장은 “중앙은행은 시장 메커니즘과 경제 펀더멘털에 기반하여 환율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필요한 변동성을 제거하고 루피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저인플레이션 기조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앙은행 BI 정책부 소장은 현재의 루피아 약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거시경제 지표가 여전히 긍정적이며, 소비 안정세 유지, 관리 가능한 수준의 대외부채, 금융 시스템 안정성 개선 등을 근거로 “국가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과거 위기와는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루피아 약세가 실물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를 주시하며, BI의 적극적인 통화정책 운용과 선제적인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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