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 위협, 인니 자동차 산업 ‘기회와 도전’의 갈림길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HLI Green Power 배터리 셀 생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2024.7.3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네시아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 32%의 상호 관세 부과를 추진하며, 이 조치가 인도네시아 자동차 부품 산업에 예고된 위기이자 변화의 촉매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관세 부과 결정은 90일 유예되었으나, 이는 단지 일시적인 완화에 불과하다는 데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단기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한다면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과 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시장 의존 구조, 관세 압력으로 드러난 약점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부품은 미국 시장에서 연간 2억 달러에서 3억 3천만 달러 규모로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대미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약 32%에 달하는 신규 관세는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치는 현재 인도네시아산 부품이 해외 시장에서 지니고 있던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4월 11일 콤파스에 따르면 반둥 공과대학교(ITB) 자동차 전문가 야네스 마르티누스 파사리부는 이에 대해 “관세 부과로 인한 수요 감소는 절대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네스 전문가는 또한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국인 태국(37%), 베트남(46%), 중국(34%)과 비교할 때, 인도네시아의 32% 관세가 상대적으로 다소 유리한 조건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는 인도네시아가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무색해질 수 있는 유리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위기는 향후 새로운 기회 창출의 발판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이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와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기회로’의 전환, 산업 혁신과 생산 효율성 증대

▲인도네시아 자동차 부품회사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도입으로 인한 위기가 오히려 인도네시아 자동차 부품 산업의 혁신과 효율성을 이끄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야네스 교수는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이 위기는 오히려 인도네시아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휠, 타이어, 기계 부품 및 고무 관련 제품과 같은 특정 품목에서 미국 시장 내 틈새를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장기적으로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EV)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전동화 과정에서 요구되는 부품 개발이 인도네시아 산업에 또 다른 도약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과정에서 후방산업(hilirisasi) 육성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며, 정부와 기업 모두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정 정책과 외교 전략, 필수적 과제로 부상

전문가들은 정부가 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려면 다각적인 재정 및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재정 인센티브 제공, 투자 장벽 완화,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등 기업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인도네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야네스 전문가는 “지속적인 기술 이전을 촉진하고 국내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외교의 중요성도 부각되었다. 야네스 교수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균형점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집중적이고 전략적인 경제 외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철저한 양자 간 조율을 통해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관세 부담을 줄이고, 교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 전환 시대의 과제와 미래 전망

미국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단기적 압력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변화하는 세계 무역 환경에서 인도네시아 기업과 정부가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동시에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급격히 전동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이에 발맞추어 산업 체질을 개선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위상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관세 위협은 인도네시아 자동차 부품 산업이 단순한 생존을 넘어, 구조적 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할 도전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협력, 재정적·외교적 해결 방안 모색, 산업의 품질 및 효율성 증대 노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킬 역량과 의지가 지금의 인도네시아에 요구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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