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10 강주영
한국이 겨울에 접어들며 눈과 한파로 덮이는 계절을 맞이하듯, 열대 기후의 나라 인도네시아에도 독특한 “겨울왕국”이 존재한다.
바로 자와섬의 고원 지역인 디엥(Dieng)이다. 해발 2,000미터 이상의 고도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도 보기 드물게 서리가 내리고, 심지어 눈이 관찰되기도 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디엥의 독특한 기후는 특히 6월에서 8월 사이의 건기 동안 극명하게 나타난다. 밤과 새벽 기온은 0도 가까이 떨어지며, 이슬이 얼어붙어 마치 눈처럼 보이는 서리가 형성된다. 이 독특한 자연 현상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주요 매력 중 하나다.
서리 출현 가능성은 Dieng Weather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고지대 특유의 날씨 변동성으로 인해 예측이 정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 특히, 이른 아침과 밤에 서리가 잘 관찰되므로 이를 경험하려면 새벽부터 움직여야 한다.
디엥 주민들은 이러한 겨울 같은 풍경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리를 체험하려는 관광객을 위해 특별한 투어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 농산물과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 디엥에서 생산되는 감자와 카사바, 그리고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작물들은 신선하고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이 지역은 서리뿐 아니라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차가운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글램핑과 시키당 폭포(Sikidang Waterfall), 그리고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분화구 호수 등은 관광객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디엥은 또한 고대 힌두 사원과 같은 역사적 명소도 있어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디엥 고원은 단순히 차가운 날씨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숨겨진 생태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고지대의 특수한 기후 조건은 다양한 희귀 식물과 동물의 서식지를 제공 특히, 디엥 지역의 화산 지형과 분화구 호수는 주변 생태계와 독특한 화산 지질학적 특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디엥 고원은 자연의 신비를 체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디엥의 “겨울”은 한국의 겨울처럼 눈싸움이나 스키를 즐길 수는 없지만, 열대 기후 속에서 경험하는 서리와 차가운 날씨는 특별한 매력을 가진다. 따뜻한 나라에서 이색적인 추위를 체험하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며, 무더위 속에서 잠시나마 겨울의 낭만을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
디엥 고원에서의 겨울 체험은 단순히 날씨를 즐기는 것을 넘어,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발견하는 여정이다. 한국의 눈 덮인 겨울과 비교하며 디엥의 고유한 겨울을 경험하는 것은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이곳은 열대 기후의 나라에서도 자연이 선사하는 예외적이고도 아름다운 순간을 만날 수 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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