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고 압둘라흐만 와히드(Abdurrahman Wahid alias Gus Dur 이하 구스두르) 전 대통령을 국가유공자로 추서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구스두르 전 대통령의 딸이자 유족 대표인 예니 와히드 여사는 이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명했다.
예니 여사는 지난 23일 자카르타 GP 안소르 사무소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구스두르 전 대통령을 국가유공자로 추서해달라는 어떤 공식적인 요청도 한 적이 없다”며 “항상 수동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누군가 그러한 뜻을 밝힌 것에 대해 감사하며, 특히 대통령께서 직접 제안하신 것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구스두르 전 대통령이 이미 국민들에게 ‘플루랄리즘의 아버지’로서 영웅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기에 정부의 공식적인 지위 추서를 간절히 바라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지위 추서를 통해 젊은 세대가 그의 업적을 더욱 자세히 배우고 기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정부 측과의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으나, 유족 측은 대통령의 제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예니 여사는 구스두르 전 대통령에게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류애, 정의, 다양성 존중, 그리고 깊은 신앙심을 언급했다.
이번 제안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지난 18일 이집트 카이로 알 아즈하르 대학교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구스두르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포용적이고 인도적인 리더십의 모범으로 제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당시 프라보워 대통령은 “그는 매우 유명한 무슬림 지도자이며, 포용성의 상징이자 모든 소수 집단을 보호하는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국가유공자 추서 계획은 민주주의, 인권, 다양성을 위해 헌신한 구스두르 전 대통령의 공헌을 기리고,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인도네시아 건설에 대한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정의롭고 민주적이며 관용적인 국가 건설을 위한 그의 투쟁 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이자 민주화 운동가였던 압둘라흐만 와히드(구스두르)는 1940년 자카르타 출생인 그는 나흐다툴 우라마(NU) 가문 출신으로, 이슬람 수도원에서 학문을 닦으며 관용적인 사고를 함양했다.
알 아즈하르 대학교 등 해외 유학을 통해 민주주의, 다원주의, 인권 사상을 접했으며, 귀국 후 NU 최고위원회 의장으로서 종교 간 포용을 증진하고 소수자 권익 보호에 힘썼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차별 철폐, 언론 자유 신장 등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 그의 헌신은 인도네시아의 다원적 민주주의 정착에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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