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개막… 라오스서 미얀마·남중국해 등 논의

▲6월26일(수) 자카르타 아세안 본부에서 개최된 동남아우호협력조약(TAC, Treaty of Amity and Cooperation) 체약국회의(Conference of High Contracting Parties) 단체사진. 사진 아세안 대표부

미얀마 군사정권 관리도 참석…남중국해 충돌방지 논의 진전 주목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외교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미얀마 내전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지역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25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의장국인 라오스의 살름사이 꼼마싯 외교장관은 이날 개회 행사에서 “빠르고 복잡한 지정학적·지리경제학적 변화를 고려해 아세안의 중심과 단결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크고 작은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지역에 도전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AP·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미얀마 내전 사태를 우선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2021년 4월 아세안과 미얀마 내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그간 아세안 고위급 회의에서 배제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정치적 인사인 아웅 쪼 모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을 회의에 보내 회의 참석이 성사됐다.

이로써 미얀마 군사정권은 지난 1월 외교장관회의, 3월 국방장관회의에 이어 3번째로 아세안 주최 국제회의에 참석하면서 아세안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지난해 10월 이후 반군 공세에 밀려 북동부 샨주와 서부 라카인주 다수 요충지를 뺏기는 등 수세에 몰려 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한 동남아 국가 외교관은 미얀마가 아세안 외교에 다시 참여하려는 것은 “군사정권 입지가 약해졌다는 신호”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지난해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은 전날 열린 지난해·올해·내년 아세안 의장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얀마 위기로 인해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와 난민이 느는 것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악화하는 미얀마 상황이 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다수 아세안 회원국이 중국과 맞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 주요 관심사다.

그간 아세안은 남중국해에서 충돌을 방지하는 남중국해 행동 강령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과 협의해와 이번 회의에서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과 타이만 바다를 잇는 대운하인 ‘푸난 테코 은하’ 건설 계획, 라오스가 추진하는 ‘동남아의 젖줄’ 메콩강의 대규모 댐 건설 계획 등도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아세안 주요 협의체. 자료 아세안대표부

이어 오는 27일에는 아세안 10개국에 한국·미국·중국·일본·호주·러시아·북한·몽골 등을 더해 총 27개 나라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부 간 다자안보포럼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다.

이번 ARF에는 조태열 외교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주요국 외교수장들이 가세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부터 경제, 안보, 기후변화·에너지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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