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아세안 금융협력포럼서 “개도국 아세안 탄소 감축 금융 지원해야”

주아세안한국대표부 주최 '2024 한·아세안 금융협력포럼' 2024.7.5 사진 주아세안 한국대표부

세계은행 전문가, 한·아세안 금융협력포럼서 ‘전환 금융’ 활성화 제안
아세안 대사 “금융기관, 지속 가능한 발전 조력자이자 실행자”

아직 개발도상국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이 탄소 중립에 이르기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이 ‘전환 금융’을 활성화해 탄소 감축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환 금융이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이 탄소 감축에 나설 수 있도록 연계해 지원하는 금융을 말한다.

네니 레스타리 세계은행(WB) 금융 부문 선임 전문가는 5일 주아세안 한국대표부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 주최로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4 한·아세안 금융협력포럼’ 주제 발표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 주요 신흥국들이 2050년까지 탄소 제로를 실현하려면 최대 3조달러(약 4천146조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자금이 투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강이나 해운, 화학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 비중이 큰 신흥국에서 전환 금융이 활성화돼야 탄소 저감을 위한 자금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환 금융은 자금 조달 시 탄소 배출량 감축과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금리가 올라가는 방식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을 발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주아세안한국대표부 주최 ‘2024 한·아세안 금융협력포럼’서 이장근 대사와 연사 발표 2024.7.5

세계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약 2천460억달러(약 340조원)의 SLB가 발행됐으며 이 중 60% 이상은 기후 전환 관련 내용이다.

레스타리 선임 전문가는 “전환 금융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며 대규모 탄소 배출 산업에 의존하는 아세안의 탈탄소 전략에 자금 조달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전환 금융이 활성화되려면 시장에서 탄소 감축 측정이나 달성 여부 검증 등 각종 표준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민간과 함께 정부나 국제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투자를 촉진하고, 시장의 비효율성, 투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폴 귀춘 관 아세안 은행연합회 사무총장도 금융기관이 전환 금융과 같은 혁신적 상품 개발과 적절한 자금 배치, 자문 역할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금융기관이 저탄소 경제로 전환을 주도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장근 주아세안 한국 대사는 지난 4일 이번 행사 개회사를 통해 “금융기관들은 이른바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를 촉진하는 프로젝트에 자본을 동원할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히는 아세안에서 금융사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조력자이자 실행자라고 강조했다.

윤병원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장은 이번 포럼에 대해 “기후변화로 인해 미래 성장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로서 ‘금융’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경제부) <연합뉴스 협약/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