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스트레스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지만,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극복가능 여부, 극복해 내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충격적인 사건사고 혹은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 회복해내는 능력을 회복탄력성이라 부른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동일한 강도의 스트레스가 주어졌을 때 이를 빠르고 쉽게 그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회복 가능하다. 하지만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은 비슷한 상황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며, 이상적으로 상황을 바꾸어나가기 보다 비이상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몰아가기도 한다.
내적인 힘 길러주기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매년 수능 시즌이 되면 수능 결과에 좌절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수능에 좌절한 아이들이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는 것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수의 아이들은 어쩌면 좌절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이 부족했을 지도 모른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세상이 무너지고 끝난 것 같은 좌절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통제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내적인 힘을 길러주어 좌절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아이들과의 심리상담에서 부모상담은 필수이다. 부모를 질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 아이에 맞는 양육방법을 함께 교정해 나가기 위해서 이다. 쉽게 좌절하고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잘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 뒤에도 부모들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한 번 좌절하면 회복이 더디고 추후 삶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스스로의 회복탄력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대부분 연륜이 더해지면,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스트레스 상황으로 인해 조금은 무뎌지게 되거나 혹은 나에게 맞는 회복 방향을 깨닫고 살아가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어른들이 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인생의 파도가 휘몰아칠 때, 나는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빠르고 잘 회복해 나가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부모의 회복탄력성이 낮은 경우, 아무래도 자녀를 대하는 양육태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한 부모의 불안정한 회복 경과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의 경우 올바른 회복 방법을 답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좌절상황에서 회복을 잘 해내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가족 또는 선생님,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1명 이상의 친구,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높은 자기개념, 긍정적인 사고, 한 가지 이상의 취미생활과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나열해 놓고 나면 겸비해야 할 각각의 능력처럼 보이는데, 사실 이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가정환경이 있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어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스스로에 대한 개념도 좋아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통제하는데 성공적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내 자녀의 내적인 힘을 키워주고 싶다면,
1)일관된 양육방침과 조건 없는 사랑표현을 통해 자신을 지지해주는 부모님이 곁에 있음을 느끼게 해주자.
2)또래와의 관계를 맺는 연습도 필요하다. 공부만을 강조하느라 자녀가 또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너무 없애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타협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3)자녀가 성공할 수 있을 만한 난이도의 활동을 시작으로 자녀가 성공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점차 난이도 있는 활동에도 도전해 볼 수 있게 돕는다. 아이들은 도전과 성공 경험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개념도 만들어 갈 것이며, 이는 아이들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4)아동이 좋아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분야가 어떤 분야인지를 잘 관찰하여 자녀가 성장해서도 이어갈 수 있는 취미생활을 격려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5)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솔선수범 긍정적인 사고와 선택을 하고 종교의 방향을 잡아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유용하며,
6)자녀가 좌절을 경험하고 있을 때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돕도록 권장해주어 자녀의 회복탄력성이 조금씩 힘을 길러가게 도와주도록 한다. 부정적인 사고나 상황으로부터 튀어 올라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탄성.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해 보이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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