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인도네시아가 개발 부담금을 낸 한국형전투기 KF-21 사업에 기술 유출 우려를 피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매체 ‘카로사투클릭(karosatuklik)’은 지난 1일 “미국이 자국의 전투기 제작 기술이 인도네시아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아 인도네시아의 공동개발을 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함께 공동 생산에 나설 경우 미국의 핵심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공동개발을 꺼리는 분위기다. 미국은 직접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에 담당자를 파견할 정도로 보안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KAI 관계자는 지난 2018년 홍콩 아주시보(亞洲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KF-X 기술과 연구, 특히 미국과 관련된 많은 부분에 접근하는 것이 금지됐다”며 “KAI에 파견된 미국 엔지니어들이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에게 미국 기술 유출에 민감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의 저렴한 개발 분담금도 태클을 걸었는데요.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비용의 5분의 1을 제공한다. 프로젝트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 20조 루피아(약 1조6700억원)를 한국에 예치해야 한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개발금 2272억원을 낸 상태다. 다만 미납 분담금 규모는 축소돼 한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분담금을 1000억원 정도를 깎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분담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지급을 미루면서 공동 생산에서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미지급 분담금 지급안을 합의하면서 철수설을 일축했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분담금의 약 30%를 현금 대신 현물로 납부할 예정인데요. 인도네시아 특산물인 식물성 기름 ‘팜유’를 지급할 계획이다.
미국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전투기 공동개발을 우려하는 이유는 또 있다. 미국은 KF-21 보라매가 완성될 경우 F-35 시장에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시장 경쟁을 걱정하고 있다. F-35는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초음속 스텔스 수직이착륙 전투기다.
미국은 KF-21 보라매가 완성될 경우 인도네시아가 방산 장비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2028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인도네시아 20%)해 4.5세대급 전투기 KF-21과 IF-X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총 시제기 6호기 개발을 목표로, 현재 3호기까지 출고됐다. 인도네시아는 2017년부터 자국 내 경제 사정을 이유로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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