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차세대 한류를 이끌 주자로 성장하는 가운데 시장잠재력이 큰 아세안 국가에 진출할 경우 현지화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3일 내놓은 ‘아세안 웹툰 시장 동향 및 진출전략: 인도네시아, 태국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을 포함한 만화 수출액은 전년 대비 40.9% 증가한 6482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증가율(6.3%)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보고서는 웹툰이 두각을 나타낸 이유로 출판만화와는 다른 스크롤 방식을 통해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콘텐츠라는 점을 들었다. 또 다양한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고 그림을 기반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확장성을 바탕으로 웹툰은 최근 지식재산권(IP)을 통해 광고,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른 장르로도 파생돼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 웹툰의 비즈니스 모델이 해외에서 안착해나가고 있는데 특히 웹툰 생태계 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국민소득, 스마트폰 인프라, 교통수단 측면에서 성장성이 높은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해외 진출시 현지 문화의 특색을 고려함과 동시에 현지에서 자생하는 웹툰 생태계를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웹툰의 주요 소비장소는 출퇴근길 지하철이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다보니 웹툰 시장의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오토바이를 대체할 대중교통 인프라가 확대될 경우 웹툰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라인웹툰, 카카오페이지, 레진코믹스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웹툰 생태계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태동하고 있는 만큼 현지 작가를 발굴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제안했다. 또 2억7000만명의 인구와 함께 중위연령 29.7세의 젊은 국가 등의 특성을 활용해 케이팝(K-Pop) 등 한류와 연계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아울러 전체 인구의 86.7%가 무슬림인 점을 감안해 정서에 맞도록 폭력성, 선정성을 조절하는 등 작품의 현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태국의 경우 출판만화가 전체 만화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출판만화의 독자층을 흡수하면 웹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제3의 성에 개방적인 대중문화를 지닌 특성을 감안해 남성 동성애 코드가 포함된 BL(Boy’s Love) 장르를 중심으로 공략하는 전략 및 인기가 높은 일본 만화와의 공동진출 전략 등을 제시했다.
다만 태국 정부가 왕실이나 군부에 대한 비판을 담은 모든 온라인 콘텐츠는 강력하게 검열하는 등 보호주의 기조가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지원 무역협회 연구원은 “해외 진출시 한국 웹툰 생태계 자체를 그대로 이식하기보다는 현지 콘텐츠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와 동시에 국내 웹툰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웹툰의 불법유통 근절에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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