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우울감

(2014년 9월 16일)

특별기획;

장세라 41아동심리치료사 자카르타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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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되면 청초한 달빛 때문인지 고요한 정적 때문인지 기분이 가라 앉을 때가 있다. 내일 해결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고 최근 있었던 일들을 머리 속으로 정리하다 보면 갑자기 울적해지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감정을 우울감 즉 우울한 감정이라고 부른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우울한 감정을 느낄 기회가 더 많아졌고, 실제로 우울감을 넘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누구나 한번쯤 갑자기 느껴지는 우울한 감정이 혹시 우울증은 아닐까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우울증이 아닌 단순한 우울한 감정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울한 감정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감정들 중 하나이므로 이를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울한 감정은 아이들도 느낀다. 그리고 아이들도 우울증을 경험한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무슨 우울한 일이 있을까 하고 지레짐작하는 행동은 아이들의 병을 키운다.

아이들의 우울증은 드러나는 모습이 성인의 것과 조금 다르기 때문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아이들의 우울증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이 1-2일이 아닌 오랜 기간 지속 되고, 계속해서 기운이 없고 피곤하거나 주의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화가 치미는 등 증상이 다양하다. 잠을 이루지 못해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입맛이 없고 체중이 줄기도 한다.

성인에게 나타나는 우울증 증상이 아이들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아이들의 경우 우울증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유난히 행동이 과격하고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키거나 문제행동은 아니지만 과한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ADHD 증상과 겹쳐 과잉행동주의력결핍 문제로 오해 받기도 한다.

투정 및 짜증이 늘어나고 분노조절 등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보이거나, 관심분야가 확연히 줄거나, 불안정해 보인다거나, 과도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학교생활 및 또래관계에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 데도 불구하고 신체 일부가 아프다고 신체증상을 호소할 수도 있고, 위험을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으며, 또래 나이보다 어린 행동을 많이 보인다 던지 자학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들의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족 내의 분위기 혹은 가족간의 관계를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가장 친밀감을 느끼는 대상인 가족과의 관계에서 아이들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든지 늘 자신의 편인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아이들이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은 확연히 줄어든다.

오늘날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아 진 것이 사실인 만큼, 건강한 사회성을 배울 수 있도록 부모가 건강한 사회성의 모델이 되어준다던가 사회성훈련을 기관을 통해 배우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또래를 자신감 있게 대하고 약자는 배려해주는 등 원활한 또래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가족만큼이나 또래의 평가와 관계에 예민한 아이들은 힘을 얻고 우울증과는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엄마가 우울이 높은 경우 아이도 의심해 볼 수 있어

부모와 자녀 간에 우울증은 전염된다. 특히 아이들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엄마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거나 혹은 우울감이 높은 경우 이는 알게 모르게 자녀에게 전달된다.

우울한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바로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성인이 되어서 높은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간혹 아이들의 문제로 상담실을 방문하였다가 부모의 성향과 우울감 등 여러 심리검사를 받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문제 때문이다.

엄마와 아이가 우울증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경우, 아이의 상태만 호전된다고 하여서 되는 것이 아닌 엄마와 아이가 동시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치료실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한다고 하여도 집으로 돌아가 우울한 엄마가 있다면 다시 이전처럼 아이가 높은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우울증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마음의 병이다. 간혹 약물치료만을 고집하는 병원을 만나거나 혹은 심리치료만을 고집하는 센터를 만날 경우, 조심스럽게 다른 기관을 방문해 보길 권장한다.

우울증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울증은 약물치료만으로 혹은 심리치료만으로 벗어날 수 있는 증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약물을 복용함과 동시에 반드시 심리치료를 병행하여 받아야 우울증이라는 덫으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날 수가 있다. 우울증은 더 이상 특이한 사람만 겪게 되는 마음의 병이 아니다. 누구나 우울한 감정이 깊어졌다가 나아 졌다가 기복을 반복하는 것이 인간이며, 우울증도 특별한 누군가가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우울한 감정이 깊어지고 오래 지속되면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것이다.

우울증은 하루 빨리 전문가의 개입을 받아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혹시나 우울증이 의심되는 부모와 아이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여 우울한 마음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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