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24, 2014)
손은희 작가의 무지개 단상 21
근 6개월간 일주일에 한번 만나 내게 열심으로 인니어 성경을 가르쳐 준 인도네시아 친구가 있다.
이 나라 신학교 여교수지만 나이가 나보다 어려 동생같이 부담없이 공부를 하는데 나는 이 여교수에게 대신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
이 여교수는 한국의 한 신학대학에서 몇년간 공부했는데 영어로 공부를 해서 한글을 조금은 알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다시 한국에 가서 이화여대에서 공부하고픈 꿈을 갖고 있어서 내가 논술강사경험을 살려 열심히 가르쳐 주면 아주 성실하게 따라 한다.
나 또한 이 나라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게 있어서 인니어 성경을 준비차원으로 배워온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레슨비가 필요없는 품앗이 공부를 해 온 셈이다.
서로가 꼭 배워야할 필요성을 분명히 갖고 공부를 하니 두 시간가량의 공부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를만큼 열정적으로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
나는 이 인도네시아 여교수와 공부를 하면서 인도네시아인에 대한 참으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였다. 공부할때 먼저 인니어부터 여교수가 가르치고 다음에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나는 2시간 중 1시간이 딱 지나면 바로 한국어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산이 있는 반면 이 여교수는 계산이 없이 나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시간을 따지지 않고 내게 하나라도 더 열심히 정확히 가르칠려고 애쓰고 힘쓰는 모습에 나는 차츰 감동이 일었다. 갖가지 마음과 정성을 다해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고 따사로이 대하는 것이 몸에 밴듯했다. 고마운 마음에 맛난 간식을 사가면 따뜻한 커피와 음료를 대접해 준다.
그렇게 6개월을 서로 즐겁게 가르치고 배우면서 언젠가는 이 계산없는 예쁜 마음에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없이 베푸는 사랑이 나로 하여금 그녀에게도 계산없는 사랑을 베풀고 싶어지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이 친구가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려고 준비하는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해 왔다. 내게 원고를 손봐줄것을 부탁해 온 것이다. 1등을 하면 한국가는 비행기티켓을 탄다고 들떠 준비를 하였다. 나는 원고를 정성를 다해 봐주었고 간절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기도해 주었다.
내가 왜 그녀의 1등을 위해 이렇게 간절히 기도해 주는 있는걸까? 생각하면서 계산없는 사랑이 갖는 마력에 대해 감탄한다.
모든 것이 디지탈기기로 정확히 계산되는 세상, 그래서 사람들은 정확하고 확실하게 끊고 맺는 것이 현대
적인 사고방식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계산적으로 사람을 대하고 계산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것이 푼수같이 사랑을 헤프게 퍼주는 것보다 더 똑똑하고 지혜로운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바쁜 세상에서 지혜롭게 처신하는 태도로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감성은 인간관계에서만큼은 계산적인 것이 감동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이 계산이 없는 무한정의 사랑이기에 우리 가슴을 평생 감동시키듯, 계산하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이 이 걍팍한 세상에서 더 빛을 발하고 향기를 흩날린다.
왜냐하면 계산하지 않는 인간관계속에는 누구도 뗄 수 없는 엿가락같은 끈끈하고 달콤한 정이 어느새 차곡차곡 쌓여가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인도네시아인에 대해 불평할 때도 많지만 새롭게 다시 보면 오히려 우리가 배울 것이 있는 장점을 가진 이도 많다는 것을 느낀다.
글/손은희
(하나님의 퍼즐조각 저자,
자카르타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