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응원없는 배드민턴 국제대회 우승

사설(社說)

(Tuesday, June 24, 2014)

5만여 한인동포 어디에 있나?
주최측, 한국사람 배드민턴 싫어하나요?
TV 카메라맨 “제발 한국응원석 좀 찾아주세요”
인도네시아만 동포 응원없고 태극기 안보여
한류팬들 선수단 차량 에워싸며 “바구스 코레아”
토박 김대표 몇 년째 선수단 자원봉사 무상지원
자카르타 시내 태극기 파는 곳 없다…사는 사람없어
대한체육회, 한인회 관계자 안보이고 한류팬만 아우성
인도네시아 3대 국제대회 가운데 하나로 최고 인기
올림픽경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인도네시아오픈
한인배드민턴협회 창립을 위해 관심과 지원 아끼지 말아야

지난 주말 2014 인도네시아오픈 배드민턴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이용대·유연성 선수가 세계랭킹 1위인 인도네시아 팀을 완파하며 우승했다. 인도네시아오픈은 인도네시아 3대 국제대회 가운데 하나이며, 배드민턴 종목에 있어서는 올림픽경기와 아시안게임 다음으로 규모가 큰 국제대회이다.

한인포스트 취재진은 경기 당일 취재차 경기가 열린 Istora Gelora Bung Karno 경기장을 찾았고, 경기 내내 압도적 우위를 점하던 두 선수의 모습에 내심 무난한 우승을 점쳤다. 하지만 마냥 가슴 벅찰 수만은 없었다. 작은 태극기 한 장 없는 응원석. 5만여 한인동포수가 정말이지 무색할 만큼 한국인 응원석은 없었다.

해도 정말 너무할 정도로 한인동포들은 보이지 않았고 당연히 참석하리라 기대되었던 대한체육회, 한인회 관계자들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현지 방송사 Trans TV는 취재진에게 경기 내내 영상에 담을 한국응원석을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 주최 측은 연신 한국인들이 배드민턴을 싫어하냐고 물어왔다. 세계랭킹 1위 선수가 한국에서 배출되었다는 것이 실로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경기직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은 “태극기 한 장 없는 국제경기는 인도네시아뿐”이라며 아쉬운 감정을 내비쳤다. 선수단에 대한 인도네시아 한인들의 응원은 자카르타 한식당 토박 김**대표가 몇 년째 선수단에 자발적으로 자원봉사 무상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한인동포들의 무관심과는 달리 경기 전.후 현지 한류 팬들은 선수단 차량을 에워싸며 연신‘바구스 코레아’를 외쳤다. 그들의 두 볼에는 태극기가 곱게 그려져 있었다.

사려는 사람하나 없어 자카르타 시내에 태극기를 파는 상점이 단 한 곳도 없는 지금, 그들의 얼굴에 그려진 태극기는 한인동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경기가 있는 줄 몰라서”,“일이 바쁘다 보니”란 말은 다 핑계다.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골프장, 마사지 샵은 한국인들로 인산인해다. 개인생활보다 조국을 먼저 생각하란 말이 아니다. 또한 조국을 위해 실로 대단한 무언가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껏 매년 되풀이 되어온 한인응원단이 없는 한국 대표 팀 국제경기, 한인방문객 하나 없는 한국문화행사만이라도 이제 제발 그만 하자는 것이다. 한인신문, 한국포털사이트, 현지 한인웹사이트 등에서 조금의 관심만 가진다면 가능한 일이다.

이번 경기로 한인동포 무관심 정도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 한인배드민턴협회 창립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현지인 배드민턴 팀 역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인배드민턴협회창립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제 협회창립을 위해 남은 것은 단 하나, 현지 동포들의 관심과 지원뿐이다. 이번 협회창립을 통해 다음 경기에서는 현지인들이 아닌 한인동포들이 먼저 ‘대~한민국’을 외치길 기대해본다.